전학대회, 정책투표 부결
전학대회, 정책투표 부결
  • 이현지 기자
  • 승인 2019.03.24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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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예·결산안 심의, 회계감사위원회 도입

정책투표. 남용 가능성 제기

회감위는 효율성 위해 도입

예·결산안 심의는 무사히 끝나

비례대의원 신설안은 다음으로

전학대회에선 ‘정책투표 신설에 관한 회칙 개정안’(정책투표 신설안) ‘회계감사위원회 개편에 관한 회칙 개정안’(회감위 개편안)을 비롯한 5개의 논의 및 의결안건, 총학생회(총학) 산하기구와 특별위원회(집행기구)의 활동 계획과 예·결산안 등 12개의 인준 안건과 심의 안건, 그리고 2개의 보고안건이 다뤄졌다. 전학대회는 6개의 논의 및 의결안건 중 5개를 처리하는 등 기존 전학대회에 비해 빠르게 진행됐으나 ‘전학대회 비례대의원 신설에 관한 회칙 개정안’은 논의하지 못하고 중도폐회됐다.

이번 전학대회의 주요 쟁점은 정책투표 신설안이었다. 정책투표 신설안은 △총운영위원회(총운위) 재적위원 과반수나 전학대회 재적위원 과반수, 회원 500인 이상의 연서라는 발의 조건 △회원 1/10 이상이라는 정족수 조항 △구속력은 없으나 그 결과는 본회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정책투표 신설안을 발제한 도정근 총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15)은 “현재 중요 사안에 대해 학생사회의 의사를 일상적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공식 창구가 없다”며 정책투표 도입을 추진한 계기를 밝혔다. 왜 투표 성립요건으로 정족수를 1/10 이상으로 정했냐는 질문에 대해선 “1/10이라는 정족수는 기존 전체학생총회 정족수(회원 1/10 이상)나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카이스트의 정족수 1/8을 고려했을 때 전체 학생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수치”라고 답했다. 

정책투표 도입을 찬성하는 측은 정책투표의 효과를 강조했다. 공대 임지현 학생회장(화학생물공학부·16)은 “정책투표가 갖는 홍보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며 “정책투표를 하게 되면 투표 전 학생들 사이에 안건에 관한 논의가 미리 오갈 것이고, 이를 통해 학생회와 일반 학생간 괴리를 줄여나갈 수 있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정치/일치단결반 이태경 회장(정치외교학부·18) 또한 “정책투표 결과는 총학이 학교에 제안하는 요구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정책투표 도입에 찬성했다.

그러나 정책투표 결과가 과연 학생 전체 의사를 대변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나래반 김현지 회장(자유전공학부·18)은 “정책투표 참여 인원 대부분이 특정 단위 소속이면 투표 결과가 한쪽으로 편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정책투표가 남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여우비반 서예빈 회장(자유전공학부·18)은 “어떤 사안을 의결하기 위해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대신 그 결정을 정책투표에 맡긴다면, 특정 세력이 그 결과를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찬성 측은 곧바로 반박했다. 이태경 회장은 “정책투표 발의요건을 강화해 단과대별 의견을 고루 반영하거나, 단과대 투표 참여 비율을 공개함으로써 편중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용 가능성에 대해선 도정근 총학생회장이 “정책투표 발의요건이 까다롭고, 투표 결과 또한 총운위나 전학대회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해석되므로 남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김현지 회장이 “회칙은 예상된 모든 문제 상황을 대비해 구체적으로 설정돼야 하는데 지금의 회칙 개정안으론 부족하다”고 밝히는 등 정책투표 남용 우려에 대한 세부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찬반투표 결과 정책투표 신설안은 재적 79단위 중 찬성 29단위, 반대 39단위, 기권 11단위로 부결됐다.

회감위 개편안은 총운위의 추천과 전학대회의 인준을 거쳐 구성된 회감위가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제외한 집행기구의 예·결산안 심의 및 인준 권한을 위임받는다는 내용을 다뤘다. 감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과 전학대회 상정 전 중집 예·결산안을 검토하는 것도 업무에 포함됐다. 전학대회의 진행이 늦어져 예·결산안을 심사받지 못한 집행기구가 다음 전학대회가 소집될 때까지 제대로 일하지 못하는 것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됐다. 또 전학대회에서 집행기구 예·결산안을 심의하는 절차가 비효율적이라는 게 총학이 안건을 발의한 이유였다.

그러나 일각에서 회감위의 폐쇄성을 지적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사회대 이승준 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16)은 “회감위가 기존 총운위와 전학대회 대의원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기는 어렵다”며 “대의원들이 직접 책임감을 갖고 학생회비 결산에 참여하고, 이후 소속 단위로 돌아가 결산 내역에 대한 안내까지 해야 맞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전학대회가 무산되면 회감위가 인준될 수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도정근 총학생회장은 “회감위가 집행기구 예·결산안 검토를 위해 회의를 소집하면 해당 내용은 전체에게 지체 없이 공고될 것”이라며 “전학대회에 제출되는 감사보고서에도 심의 내역이 구체적으로 기록된다”고 폐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다. 김다민 부총학생회장(조선해양공학과·16)은 “정기 전학대회는 총학이 당선됐으면 반드시 소집돼야 하는 것”이라며 “회칙을 어겼을 때를 가정해 회감위 도입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심의 안건을 전학대회에서 뺀다면 상대적으로 의견 대립이 첨예한 논의 및 의결 안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찬반투표 결과 회기 변경을 다룬 제59조 조항을 제외한 회감위 개편안이 재적 73단위 중 찬성 52단위로 가결됐다.

인문대 이수빈 학생회장(인문계열·17)이 발제한 A교수 파면 요구 입장서도 의결됐다. 입장서는 ‘4.2 공동행동’에 참여할 것을 결의함과 동시에, 서울대 교원징계위원회가 책임지고 서어서문학과 A교수를 파면하며, 교원징계규정 개정에 학생 의견을 반영할 것을 본부에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학생인권특별위원회 윤민정 위원장(정치외교학부·15)은 “앞으로 교수징계규정이 학생 의견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바뀔지는 학생사회가 A교수 투쟁에 보이는 관심에 달렸다”며 4.2 공동행동과 파면 운동 서면서 작성에 대한 참여를 독려했다.

이외에도 전학대회에선 제61대 총학 중집 구성 및 활동 상황이 보고됐으며 집행기구 활동 계획 및 예·결산안 등이 다뤄졌다. 중집 활동 보고에선 농민학생연대활동(농활)이 빠진 것을 두고 총학이 농활을 진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농활 예산 폐지와 관련해 총학과 단과대 간 소통이 미비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도정근 총학생회장은 “농민회와 접촉하는 등 실무적인 지원은 총학이 계속할 것”이라며 “농활이 특정 단과대 위주로 이뤄지는 만큼 학생회 예산이 특정 단과대에만 사용되는 것을 우려해 총학 활동에선 제외했으며, 앞으로 예산 지원은 계속하되 적정선을 찾아 줄여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예·결산안 심의에선 ‘축제하는사람들’(축하사)이 축제 공연 예선전인 ‘프리패스’를 진행하며 근로장학금을 식비로 쓴 것이 논란이 됐다. 식비 사용 내역을 전학대회에 제출한 예·결산안에 포함하지 않고, 본 축제에 쓴 식비는 따로 집계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예준 축하사장(아시아언어문명학부·15)은 “근로장학금의 사용 목적이나 지금까지의 근로장학금 사용 내역에 대해선 확인해 본 바가 없다”며 “조사한 뒤 다음 전학대회 때 다시 예·결산안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총학은 회감위 개편안이 가결된 22일 오전 7시 29분경 논의를 더 이어가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의사조정위원회를 소집하고 폐회를 선언했다. 전학대회 개최 전 주요 쟁점이었던 ‘전학대회 비례대의원 신설에 관한 회칙 개정안’(비례대의원 신설안)은 5월 개최될 임시전학대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비례대의원 신설안은 대의원 1인이 대표하는 회원 수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비례대의원’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회원 수가 200인을 초과하는 학부․과․반 전공 학생회가 소속 기구 회원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대표 1인을 기존 대의원에 더해 비례대의원으로 추가 파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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