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선출방식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서울대병원장 후보자 모집 완료

다음달 이사회 이후 선출 예정

구성원 ‘서울대병원 위기’ 극복 요구

병원 이사회 ‘정부 입맛’ 선출 논란

지난 15일(금) 서울대병원장 후보자 모집이 마감되면서 병원장 선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3년 임기의 서울대병원장은 서울대병원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교육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병원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 회의는 4월 중에 열릴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신임 병원장의 자격으로 10년 이상의 의대 교원 경력과 의료경력을 요구했으며, 병원경영계획서 및 연도별 경영실천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등록한 병원장 후보는 총 9명으로 △권준수 교수(정신건강의학과) △김연수 교수(신장내과) △김용진 교수(순환기내과) △김태유 교수(혈액종양내과) △박재현 교수(마취통증의학과) △성명훈 교수(이비인후과) △이정렬 교수(소아흉부외과) △이정상 교수(흉부외과) △조상헌 교수(알레르기내과)다. (가나다 순)

총 9명의 교수가 입후보하면서, 이번 서울대병원장 선출은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교수가 입후보한 만큼 후보들의 이력도 다양하다. 후보자들의 이력은 다음과 같다. △권준수 교수(전 신경정신과장, 전 교육인재개발실장) △김연수 교수(현 진료부원장, 전 교육부학장) △김용진 교수(전 기획부학장, 전 의료혁신실장) △김태유 교수(전 암병원장, 현 대한암학회 상임이사) △박재현 교수(현 마취통증의학과장, 현 아시아심폐마취학회 회장) △성명훈 교수(전 서울대병원 아랍에미리트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 병원장, 전 기획조정실장) △이정렬 교수(전 중앙보훈병원장, 전 기획조정실장) △이정상 교수(전 교수협의회 회장, 전 의대 교무부학장) △조상헌 교수(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원장, 전 대학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

서울대병원이 다른 사립병원에 뒤처지고 있다는 이른바 ‘서울대병원 위기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서울대병원 구성원들은 새로운 병원장이 위기를 타개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의대 A교수는 이례적으로 많은 인원이 병원장 후보로 등록한 이유에 대해 “서울대병원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 9명이나 되는 분이 병원장에 지원한 것 같다”고 생각을 내비쳤다. 이어 A교수는 “국민들은 서울대병원이 일반 병원과는 달리 진료뿐만 아니라 공공의료와 연구에도 힘쓰길 바란다”며 “병원장은 단순히 경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세먼지, 고령화 등 국가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서울대병원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대 B교수는 “새 병원장은 명시적인 실적으로만 경쟁할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 분야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수익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분야에도 집중할 수 있는 식견을 가진 분이 병원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병원장 선출방식에 있어선 이사회의 독점적인 권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장 선출과정은 후보자 추천을 받은 뒤, 이사회 자체 검증 및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자를 정부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지난 2월 성명서를 통해 병원장 선출을 직선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대병원 노조 김태엽 분회장은 “지금의 병원장 선출에는 공공의료 분야와 의료정책에 대해서 얼마나 연구를 했는가보다 정권과 코드가 맞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이런 방식의 선출이 계속된다면 이후 모든 병원장이 청와대 눈치를 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대 교수들 또한 병원장 선출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A교수는 “서울대병원장은 공공의료기관의 장이기도 하므로 내부 직원들만 참여하는 직선제를 적용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15,000여 명의 병원 구성원의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현행 제도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의대 B교수는 “서울대병원 이사진 9명 중 정부 관련 이사가 3명이라 그동안의 병원장 선출에선 정부의 입김이 컸던 건 사실”이라며 “선출과정에서 구성원의 의사를 묻는 최소한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B교수는 “이번 병원장 선출에 당장 적용하기는 힘들겠지만, 현재 본부에서도 병원장 선출과정 개편을 총장선출제도 개편과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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