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정당성 문제 제기

생협, “의사 발언 기회 보장됐다”

불투명한 운영 지적

생협, “홈페이지 개편 통해 보완”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생협)의 일부 학생 대의원이 지난달 22일에 있었던 생협 대의원 총회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학생대의원 5명은 입장문을 통해 대의원 총회의 진행에 정당성이 부족했고 생협 학생위원회(생협학위)가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생협의 운영과정에 있어 조합원과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일부 학생 대의원들은 대의원 총회의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총회 안건을 담은 자료집이 현장에서야 배포된 것 △대의원 명부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 △대의원 정족수 내에 정년퇴직한 인원, 실존하지 않는 사람 등이 포함돼 정족수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했다. 생협 사무처는 이에 대해 △총회 자료집은 사전에 전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 △대의원 명부는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한 대의원의 소속이 오기됐을 뿐 대의원 정족수엔 이상이 없다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일부 학생 대의원들은 생협학위 위원장이 학생 이사로 취임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지만 이사 변경안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들은 생협학위 위원장이 학생 이사가 되기에 대표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학생 이사는 총학생회의 선출직이거나 공모 및 추천과정을 거쳤지만 생협학위 위원장은 그렇지 않고, 생협학위 활동이 부실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몇몇 대의원들은 반대 발언 및 표결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의 도중 퇴장하기도 했다. 생협 대의원인 이동현 씨(자유전공학부·13)는 “반대 발언을 이사장이 여러 차례 제지했고, 표결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중도 퇴장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생협 이웅기 총무팀장은 “의사 발언 기회는 보장됐고 표결 또한 제대로 진행됐다”며 “다만 추가 요청을 했을 때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자 이에 반발해 퇴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총회 직후, 학생 대의원 5명들은 이번 이사 변경 반대 배경에 생협학위의 부실한 운영이 있었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생협학위가 △학생 사회와 생협 사이 소통을 도모하는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음에도 생협 수익에서 상당한 장학금을 받는 점 △총회 등에서 활동보고를 하지 않는 점을 비판했다. 생협학위 정광현 위원장(건설환경공학부·14)은 “활동이 부족했다는 대의원들의 비판을 인지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생협을 위한 활동들을 기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명서는 마지막으로 생협의 부실하고 폐쇄적인 운영이 지속돼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협이 그동안의 매출 감소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학내 구성원들이 생협의 운영 상황을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동현 씨는 “생협이 노동자 처우 문제나 수익구조 개선에 대한 대책 없이 계속해서 외주화를 통한 임대 수익으로 적자를 모면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된 윤민정 씨(정치외교학부·15)는 “생협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생협의 주인인 학내 구성원이 지속된 재정난의 원인이나 생협의 대응방식 등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생협 이웅기 총무팀장은 “매출 감소를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이번 총회를 비롯해 사업계획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매출 감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투명성 부족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학내 구성원들이 생협 운영 사항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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