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그림찾기를 풀어 상품을 받으려고 처음 『대학신문』을 읽은 이후로 벌써 2년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에 별 관심이 없던 필자에게도, 종이로 된 『대학신문』은 학내외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이번 1984호도 학내외의 다양한 주제와 여러 쟁점에 대한 다양한 견해, 그리고 자유로운 의견까지 담고 있었다. 잠시 휴식기를 앞둔 만큼 어느 때보다 더 알찬 정보를 전달하려는 느낌이 들었다.

인상적이었던 기사는 두 면에 걸쳐 소개된 법경제학 기획 기사였다. 교수를 비롯한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인용하고 알기 쉬운 사례를 제시하는 등 독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가와 민간 사이 재산권 보호 방식 중 하나인 수용(taking)을 <‘공익’이라는 이름의 ‘강탈’>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수용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음에도 독자가 기사의 세부 내용을 접하기도 전에 ‘공익을 빙자한 부정적 행위’로 표현함으로써, 수용이 얼핏 불법적인 행위로도 인식될 우려가 있다. 더욱이 법경제학에 대해 시장과 법의 관계에 대한 첫 문단만을 읽고 바로 수용에 관한 내용을 접하게 되는 구조상, 조금 성급한 소제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 수용의 주요 조건인 공익 개념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공익 개념에 대해 명확하게 규범적, 구체적 분석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표현을 더욱 신중하게 선택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구성에 관해서는 2~3면에 걸쳐 두 가지 글씨체를 번갈아 가며 제목으로 사용한 기사들이 무더기로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다. 효과적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끌려는 등의 의도가 있었겠지만, 한편으로는 혼잡하다는 인상도 주었다. 제목의 글씨체가 같은 기사들이 동일 범주에 속하는 내용이 아니고, 단순히 지면에 배치하는 과정에서 글씨체를 다르게 한 것 같아 “왜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인문대 학생사회가 적극적으로 A교수 파면 요구에 나섰다는 소식을 전한 1면 사진도 과연 피켓이나 어떤 구호 없이 학생회장의 뒷모습만으로 ‘몸을 바친 호소’가 잘 전달됐는지는 의문이다. 전혀 관련 사실을 모르는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더욱 상황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사진이 선택돼야 한다.

그런데도 『대학신문』을 받아들면 언제나 기대를 한다. 지난주에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번 주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리고 기자들이 밤낮으로 어떤 것을 고민하고 취재했을지 궁금해진다. 이번 1984호도 마찬가지였다. 굳이 신문 지면의 전체를 하나의 관점으로 관통하지 않아도, 개별 기사들의 특성이 어우러져 풍부한 정보와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신문 자체에 대해 기대를 하게 하는 것이 학생신문만의 매력이자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샤초 후 SKIP’ ‘질문포착’과 같은 자그마한 기사들은 길고 무거운 기사들에 지친 독자들의 눈을 한층 가볍게,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기도 하다. 끝으로, ‘취재수첩’에서 언급됐듯, 『대학신문』의 기사들이 깨어있는 의식으로 작성되고, 그 취지에 독자들이 공감해, 구성원 간의 건설적인 논의를 이끄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대학신문』 지면 한장 한장이 갖는 힘이 계속해서 이어지리라 믿는다.

 

유환규

지리학과·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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