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총사퇴에 비대위 출범

학생회비 8만원, 일방적 통보

예결산안에 대한 학생회칙 전무

국악과 학생회가 내부운영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3일과 24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모 학과 학생회의 자금 운용 의혹을 폭로하는 글이 게재됐다. 스스로 모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 밝힌 익명의 제보자는 ‘학생회가 학생회비로 거금을 책정하고도 사용 내역조차 공개하지 않았다’며 ‘아침 8시에 대청소를 하겠다고 전날 갑작스럽게 공지하고는 지각비와 불참비를 걷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학과가 국악과인 것으로 밝혀지며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실제로 작년 4만원이었던 국악과 학생회비는 올해부터 1, 4학년은 6만원, 2, 3학년은 8만원으로 증액됐다. 지각비는 기본 1만원에 5분당 2천원이 추가됐으며 불참비는 3만원이었다. 국악과 학생회는 자체적으로 이 같은 비용을 책정한 뒤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자 국악과 학생회는 해명에 나섰다. 학생회는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입장을 발표하며 학생회비가 책정된 행사 목록을 공개하고, 사용 내역에 대해 ‘상시 자율적인 학생회비 열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또한 대청소 지각비와 불참비 논란에 대해 ‘빠지는 인원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두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무리하게 걷은 불참 비용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상 반환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결국 국악과 학생회장단과 집행부가 총사퇴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 국악과 각 학년 학과대표들로 구성된 운영위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조직했다. 비대위는 학생회칙 부재를 문제의 핵심적인 원인으로 파악하고, 지난 3일(금) 국악과 학생총회를 개최하며 회칙을 신설했다. 예결산심의기구의 권한과 감사 및 승인 절차를 회칙에 명시하는 내용이었다. 회칙에 따라 비대위는 곧 해산될 예정이며, 연석회의가 구성되고 선관위가 꾸려진 이후에 국악과는 차기 회장단 선거에 돌입하게 된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음대 조수황 학생회장(국악과·16)은 “그동안 학생회가 규정된 학생회칙 없이 인수인계와 관례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 면이 있었다”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공금 회계의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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