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시간이 다른 선형대수학 강의 분반에 동일한 중간고사 문제가 출제돼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26일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시험을 마친 앞 분반 학생이 뒷 분반 학생에게 시험문제를 가르쳐줬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수리과학부 조사 결과, 다른 시험 시간에 같은 중간고사 문제가 출제됐던 것은 사실임이 확인됐지만,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은 찾지 못했다. 재시험 계획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

해당 강의의 교수는 부정행위가 일어나기 쉬운 이번 시험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eTL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학생들을 믿고 싶기도 했고 시험 사이에 10분밖에 시간이 없어 부정행위가 일어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매주 출제하는 퀴즈와 기말고사에서는 서로 다른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수리과학부에서 규정 변경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 수리과학부에서 개설하는 교양 강의의 경우 전 분반의 시험이 동시에 진행된다. 하지만 선형대수학과 같은 전공 강의의 시험 방식은 교수자의 재량에 달려있다. 강의 분반 간에 시험 시간을 통일하거나 문제를 다르게 출제해야 한다는 규칙도 없다. 수리과학부 김문정 직원은 “전공의 경우, 같은 수업을 한 교수가 두 개 이상 맡는 일이 드물어서 특별한 규칙 개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학칙에도 관련 사안은 명시되지 않았다. 학사과 권진아 담당관은 “학칙에 다른 분반의 시험 출제에 대한 자세한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부정행위 논란이 단순히 학생 개인의 도덕적 일탈에 기인했다기보다는 이를 허용하는 제도의 허점에서 기인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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