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스마트폰으로 신문 기사를 읽는 것이 더 편해졌다. 그렇다 보니 무의식 중에 첫 화면에 뜬 기사, 많이 노출되는 기사 혹은 실시간 인기를 얻고 있는, 조회 수가 많은 ‘핫’한 기사를 클릭해 읽게 된다. 그러나 열독을 하게 되는 기사는 아무래도 개인의 관심이나 흥미와 관계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대학신문』에서 내 관심을 끈 기사들은 ‘약자’에 대한 글들이었다. 

먼저 수의대 이병천 교수 연구팀의 실험견 ‘메이’ 학대 사건은 반드시 언급해야 할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고, 지난 호 기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험동물윤리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온 후에도 후속 기사로 다룰 것을 희망한다. 아울러 단순한 사실 나열의 기사가 아니라 동물 실험, 동물 복지에 대한 선진국의 예를 소개하며 동물 실험과 관련된 동물보호법의 취약점과 모순들을 지적해주길 바란다.

토드 헨리 교수의 “가족생활동, 가족을 다시 생각하자”는 곱씹어볼 만한 글이었다. 특히 서울대 인권 센터와 다양성 위원회가 이러한 성소수자의 권리 침해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는 것은 솔직히 충격이었다. 학생들에게는 필수 사항인지 모르겠지만, 교원에게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인권·성평등 온라인 교육은 사회적 약자 개념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고 있고, 사회적 약자에는 성소수자가 포함된다. 인권 교육의 내용과 현실 사이의 이 괴리가 부조리하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와 관련해 김창엽 교수의 “‘옹호자’ 없는 사회의 절망”을 언급하고 싶다. 만성정신질환자들, 장애인들을 포함하는 약자들, 보이지 않는 이웃의 최소한의 존엄을, 생존권을 지켜줄 수 있는 방법(제도, 법의 개선)은 결국 이들과 함께 사는 ‘우리’의 공감과 지지에서 출발하고 이것이 바로 내 작은 ‘의무’라는 필자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마침 지난 호 『대학신문』 1면의 표지 사진은 행사 모금액 전액을 장애인 관련 사업에 기부한 ‘Sing! SNU 천인만창’ 행사 컷이기에, 비록 장애인의 날(4월 20일)은 지났지만 서울대 축제 시즌과 맞물려 시의적절했다고 판단한다. 축제란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장터가 보이고 좀 시끌시끌하고 수업 중에 야외수업하자는 요구가 나오면 보통 축제 기간이었다. 지난 호에서 축제는 두 단락의 기사로 단촐하게 다뤘는데, 이것이 서울대 축제의 현주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향후 『대학신문』에서 서울대 축제의 역사를 살펴본다면 학내 구성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대체로 지난 호 『대학신문』은 여러 분야의 기사들이 골고루 배치돼, 읽으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어느 기사든 마찬가지겠지만 기획기사와 특집기사에서는 기자들의 노력과 고뇌가 읽혔다. 『대학신문』을 만든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마지막으로 『대학신문』이 작은 것들, 잘 보이지 않는 것들, 무심코 지나가 버릴 수 있는 것들을 드러내어 그들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관심을 환기하는 역할 또한 수행하기를 제안한다.

김민아 강사

노어노문학과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