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만나드립니다 | 뉴닉 공동창업자 김소연, 빈다은 씨를 만나다.

만나고 싶어도 개인적으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학기 『대학신문』은 독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독자가 직접 만나보고 싶은 사람에게 독자가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대신 만나드립니다’를 운영한다. 이에 지난 3월 한 달간 독자의 제보를 받아 인터뷰를 준비했으며 그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영상 콘텐츠를 구비했다.

디지털 매체에 누구보다 익숙한 20대, 30대 청년들,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가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긴 종이신문을 끝까지 읽기보다는 원하는 정보만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고, 뉴스 자체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미디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독자의 요청으로 『대학신문』이 대신 만나봤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뉴닉’의 대표 김소연 씨(경제학부·14)와 공동창업자 빈다은 씨(윤리교육과·14)를 소개한다.

◇독자의 입장에서 시작하다=뉴닉은 밀레니얼 세대가 뉴스를 접할 때의 경험을 개선하고자 했다. 빈다은 씨는 “뉴스에 계속 나오는 내용이 궁금하기는 했다”면서도 “막상 신문을 펴면 모르는 내용이 많아 추가로 정보를 검색해야 하는 것이 불편했다”고 회상했다. 김소연 씨는 기존 언론이 젊은 세대를 주된 독자로 상정하지 않아 이런 불편함이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기존 언론은 ‘핵인싸’라는 단어를 젊은 세대가 특정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핵’과 ‘인싸’의 합성어라고 설명한다”며 “젊은 세대를 독자보다는 상관 없는 타자로 여기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뉴닉은 이렇게 두 사람이 소비자 입장에서 느낀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출발했다.

뉴닉은 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일상의 대화처럼 뉴스를 전달해주는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를 선택했다. 뉴닉은 기사로 소식을 전하는 기성 언론들과 달리 이메일을 통해 읽기 쉬운 이야기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뉴닉에서 발행한 4월 29일 자 뉴스레터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때문에 재점화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다루며 스크린 상한제 도입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담고 있다.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의 뉴스를 압축하고 이해하기 편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로 인식되는 미디어=뉴닉은 뉴스레터 서비스를 주력으로 삼는 것 외에도 기존 언론사와 다른 행보를 보인다. 빈다은 씨는 “뉴욕타임스에서 제작한 맨투맨이나 에코백이 쉽게 판매되는 것과 달리 조선일보가 적힌 맨투맨이나 한겨레가 적힌 핸드폰 케이스는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며 현재 독자들이 언론사를 브랜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제공: 뉴닉
사진 제공: 뉴닉

빈다은 씨는 브랜딩을 기성 언론과 차별화된 뉴닉의 장점으로 꼽았다. 캐릭터 ‘고슴이’는 뉴닉의 브랜딩 전략을 대표하는 사례다. 고슴이는 뉴닉의 마스코트로서 뉴스레터를 독자에게 읽어서 전달해주는 뉴스레터의 화자다. 빈다은 씨는 “뉴스레터에 어려운 내용을 담아야 할 때도 있어 독자들이 조금 부담스러워할 때도 있다”며 “독자가 재밌거나 귀엽다고 느낄 만한 요소가 필요하다 느꼈다”고 고슴이를 만든 이유를 밝혔다. 김소연 씨는 “뉴닉이 하나의 브랜드로 잘 자리잡는다면 뉴스레터가 아니라 고슴이 커피를 팔아도 잘 팔릴 것”이라며 “뉴닉의 최종 목표는 그 정도의 성공적인 브랜딩을 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뉴닉은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는 브랜딩을 추구한다. 빈다은 씨는 “뉴스를 보려고 클릭하는 순간부터 보고 나가는 순간까지의 경험을 판매하는 회사가 되면 좋겠다”며 “지금도 뉴닉을 이용하는 독자가 순간순간 느낄 감정을 고려해 사용 경험을 디자인하는 데 품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슴이는 독자가 뉴스레터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장치다. 김소연 씨는 “고슴이가 중요한 이슈와 관련된 옷을 입고 이메일의 첫 부분에 등장하는 것이 뉴스에 대한 사람들의 부담감을 많이 덜어준다”고 설명했다.

◇독자와 소통하는 미디어=독자와의 소통이 제작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것도 뉴닉의 특징이다. 뉴닉은 이메일 답장이나 SNS 메시지를 통해 독자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뉴스레터 제작에 반영하고 있다. 빈다은 씨는 “처음에는 임의로 소재를 선정했지만, 지금은 뉴스 소재나 기사 배치에 대해 조언해주는 독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내부 체크리스트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독자와 계속 소통하며 계속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빈다은 씨는 “‘더 스킴’(The Skimm)이라는 미디어는 구독자와 놀면서 나이 드는 것을 모토로 여긴다”며 “뉴닉도 이와 마찬가지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씨는 “뉴스 자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뉴스를 매개로 독자와 교감하고 독자가 세상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도록 격려하는 것이 뉴닉의 모토”라고 강조했다. 어제보다 유식해질 많은 사람들을 위해 뉴닉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도전이 끊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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