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헌단 “입장문 올렸다” 학생 제보 내용 반박

미해결로 남은 ‘다낭 성추행 사건’

피해자, “공헌단이 약속 지키지 않아”

공헌단, 공식 입장문 올렸다며 반박

입장문에는 성추행 사건 언급 없어

지난 10일(금)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해 1월 발생한 ‘다낭 성추행 사건’에 대한 글로벌사회공헌단(공헌단)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다낭 봉사단의 일원이라고 밝힌 게시자는 공헌단 측이 성추행 사건을 기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다루지 않았고, 하계 봉사단 모집 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올리겠다는 학생과의 약속을 어겼다며 공헌단을 비판했다. 하지만 공헌단은 모집 공고와 함께 입장문을 올렸다며 이를 부인했다.

지난 3월 ‘다낭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는 ‘글로벌사회공헌단은 왜 성추행을 외면하나’라는 대자보를 게시한 바 있다. 봉사활동 도중 현지인에게 성추행 당한 것을 밝힌 피해자는 공헌단의 사후대처를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공헌단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학신문』 2019년 3월 18일 자) 대자보 게시자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인권센터 중재를 통해 ‘공식 사과’ ‘안전 지침 마련’ ‘직원 인권 교육’ 등을 공헌단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제보자는 『대학신문』과 인터뷰에서 인권센터에서의 합의 내용을 공헌단이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피해 학생들은 이번 하계 봉사단 모집 전에 공헌단이 ‘다낭 성추행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올리는 것으로 공헌단 측과 합의했으나, 공헌단은 본 사건에 대한 특별한 언급 없이 지난 10일 모집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원래 본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 전 입장문 내용을 단원들과 공유하겠다고 이전 부단장이 약속했다”며 “사과문은 고사하고 객관적 사실을 인정한 글조차 올라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보자는 이번에 제보를 한 이유가 관련자들을 처벌하고자 함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 대신 그는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관 차원에서 인정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우길 바란다”며 “추후 하계 봉사단에 지원할 이들에게 본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제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5월 10일 공헌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장문.
5월 10일 공헌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장문.

 

한편 지난 3월부터 새로 공헌단 단장을 맡은 김혜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공헌단 홈페이지에 하계 봉사단 모집 공지와 함께 단장 명의의 입장문을 게시했다며, ‘다낭 성추행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제보 내용을 반박했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장문에는 향후 공헌단의 운영 방침에 관한 내용만 있을 뿐, 다낭 성추행 사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혜란 교수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 전 그 내용을 단원들과 공유하겠다고 합의한 적이 없다”며 제보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본 사건의 중재 절차를 맡은 인권센터 상담소의 한 전문위원은 “양측 의견이 갈리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재 요청을 받은 뒤부터 꾸준히 양측의 합의를 끌어내고자 노력했으나 결과적으로 잘 안 됐다”며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또한 그는 “추후 공헌단에서 본 사건과 관련된 교육을 요청한다면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헌단에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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