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한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新聞, 즉 새로운 소식을 듣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신문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우리는 주로 새로운 사건이나 논제에 대한 정보나 지식, 논평을 듣기 위해 신문을 본다. 이는 『대학신문』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대학신문』은 일반 신문과 달리 학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점일 것이다. 

2동 옆 계단에서 집어 든 『대학신문』 1987호, 평소대로 1~3면에는 대학을 중심으로 한 알찬 정보가 담겨있었다. 1면의 기사 4개 중 3개가 3면으로 이어지면서 그사이 2면에 짧은 기사 3개가 자연스럽게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한 짜임새 있는 구성이었다. 이를 통해 경영대 교수의 부정행위나 미국 농무부 장관의 농생대 방문 등 같은 학교라도 해당 학부가 아닌 이상 쉽게 접하기 어려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고, 계절학기 과목 신설이나 ‘사당 셔틀’ 시범 운영 등 직접 생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었다. 특히 사당 셔틀에 대한 기사는 부정적인 반응이나 우려 등 학생회의 홍보를 통해서는 접할 수 없었던 의견을 담았다는 점에서 도움이 됐다. 다만 관악02 통학시간 증차 내용을 기사 후반부에 맥락 없이 끼워 넣기보다는 통학 환경 개선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사당 셔틀과 함께 비중 있게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이러한 학내 소식을 비롯해 4면의 선거법 개정 문제, 10면의 해외 영화제에 대한 소개 등 『대학신문』은 다양한 新聞을 제공해준다. 그러나 필자가 1987호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新聞을 뛰어넘은 舊(옛 구)聞이다. 새롭지 않더라도 다룰 필요가 있는 이야기를 『대학신문』은 담아내고 있다. 13면의 ‘포커스온’이 그렇다. 5·18민주화운동은 일어난 지 40년 가까이 된 사건이지만 동시에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아픈 역사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해당 글은 5·18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짧지만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글이었다.

8~9면의 사진 기획도 인상 깊었다. 기사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상처, 6.25 당시 일어난 민간인 학살을 다룬다. 삽화를 곁들인 현장 사진과 피해자의 생생한 인터뷰가 철저한 조사와 어우러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기사는 또한 학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과 과거사 청산에 미흡함이 있음을 지적한다. 한쪽 의견에만 치중돼 있다는 느낌이 조금 들긴 했지만, 자칫 조용하게 잊힐 뻔한 과거를 재조명해 공론화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기사였다.

이처럼 『대학신문』 1987호는 舊聞을 통해 新聞을 넘어 더 높은 의미로 나아갔다. 한 사람에게도, 한 사회에게도, 과거를 잊지 않고 돌아보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앞으로도 『대학신문』이 미래와 역사를 동시에 비추는 등대가 돼주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전재웅

인문계열·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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