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금, 때 아닌 노조 존폐 논란
발전기금, 때 아닌 노조 존폐 논란
  • 문지운 기자
  • 승인 2019.07.1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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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서울대학교발전기금(발전기금)이 서울대학교발전기금노동조합(발전기금노조)의 설립 반려를 요구하는 진정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제기했다. 발전기금은 사측의 이익을 대표해 행동하는 자가 노조에 포함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2항에 위배된다며 반려 처분을 요구했다. 이에 발전기금노조는 진정 제기가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탈법행위라며 항의했다.

발전기금노조는 지난해 12월 설립된 이후 발전기금과 7차례의 실무교섭, 2차례의 본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 진정은 지난달 초 제5차 실무교섭이 끝난 이후 제기됐다. 이에 발전기금노조 최사라 위원장은 “교섭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노조 설립 반려 진정을 넣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이때까지의 교섭은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발전기금 채준 상임이사(경영학과)는 “지난 3월 상견례 때부터 노조 가입 범위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발전기금은 노조에 가입이 불가한 대상으로 실장 3명 전원과 팀장 전원, 회계지원팀 전원, 총무팀 전원을 지목했다. 현재 직원 38명 중 지목된 20명과 무기 계약 심사 대상인 2년 차 미만 직원 5명을 제외하면 발전기금노조에는 13명만이 가입 가능하다. 채준 상임이사는 “텝스 본부에 직원 12명이 더 있어 인원이 많이 줄지도 않을 것”이라며 “인원이 준다고 교섭권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사라 위원장은 “텝스 본부에서도 ‘사측 이익 대변자’를 제외하면 6명밖에 남지 않는다”라며 “노조가 소수 인원만으로 구성되면 대표성이 줄어들어 영향력 행사도 어려울 것”이라고 반론했다.

채준 상임이사는 특히 자신의 비서가 노조에 속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의 대상인 노조에 의논 대상인 비서가 속해 있어 제대로 협상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최사라 위원장은 “오세정 총장의 비서도 서울대노조 소속”이라며 “비서는 일정 등을 도와주는 직원이지 의논 대상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발전기금은 진정 제기의 이유를 법적 질의로 정리했다. 채준 상임이사는 “‘반려 신청’이라는 문구는 자극적일 수 있지만 이의를 제기할 때 사용되는 행정적 문구”라고 설명했다. 발전기금 오병열 총무팀장 또한 “진정 제기는 제도가 보장하는 확인 절차이므로 존중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발전기금노조는 진정 제기 자체가 발전기금이 노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최사라 위원장은 “소통의 방식과 시간을 전부 발전기금의 요구에 맞췄는데도 노조를 대하는 태도가 유감스럽다”라며 “노조 가입 범위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존립 반려 진정서를 제출하는 일은 드물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사진: 윤희주 기자 yjfrog00@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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