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을 나서며] 대학원생이 대학원생에게 묻다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거야?
[교문을 나서며] 대학원생이 대학원생에게 묻다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거야?
  • 대학신문
  • 승인 2019.08.25 00: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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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영(영어교육과 석사졸업)
김사영영어교육과 석사졸업
김사영
영어교육과 석사졸업

“이거 봐라 난 대학원생이지롱~ 난 30살이야~ 작년에 600달러 벌었다~”

“바트! 대학원생 놀리지 말거라. 그냥 잘못된 선택을 한 것뿐이야”

대학원생이라면 한 번쯤 접하고서 피식했을 법한 〈심슨〉의 한 대목이다. 이런 부류의 풍자 정도는 자조 섞인 웃음 한 번으로 넘기면서도, 입안에 쓴맛이 도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학원생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미래를 담보 삼아, 현재의 (경제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부채를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활비와 학자금에 더해 기회비용까지 생각하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대학원에 왔나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졸업을 앞둔 대학원생이 함께 이 길을 걸어가고 있는 대학원생들에게 묻고 싶다.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거야?” 

어쩌니 저쩌니 해도 답은 두 개뿐이다. “응” 또는 “아니”. 

“응”이라는 대답을 하는 경우, 해결책 역시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빠른 ‘손절’ 혹은 질긴 ‘존버’가 그것이다. ‘손절’ 시에는 그것이 ‘빤스 런’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고, ‘존버’ 시에는 명상과 해탈을 추천한다. 어느 쪽이 더 현명한 해결책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과정에서 자신만은 지켜나갈 수 있도록 뭐라도 붙들어야 할 것이다. 

“아니”라고 대답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사례가 있겠지만, 결국 어느 정도는 ‘정신승리’가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내 경우는 그렇다. 나는 오랜 좌식 생활 덕분에 온몸에 골고루 살을 찌울 수 있었고, 무직 대학원생이라는 신분이 가져다준 동정표 덕분에 친구들로부터 밥을 얻어먹을 수 있었으며, 한국장학재단의 배려로 저이율의 학자금 대출을 잔뜩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참! 불규칙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고작 원형탈모를 얻었을 뿐이니(어릴 적부터 머리카락 싸움에서는 백전백승을 거뒀던 나로서는 상당한 충격이었지만) 대학원생이 되기로 한 내 선택은 결코 잘못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을 접은 후 조금(?) 늦은 나이에 대학원생이 되기로 했던 나에게 정신승리는 필수적인 방패막이 구실을 해줬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면 여전히 같은 결정을 되풀이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나라는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이런 인간인 것이다. ‘서른 살에, 꽁지머리를 하고, 일 년에 600달러를 벌’지만 어떤 이유로든 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나와 비슷한 부류의 대학원생일 것이다. 비록 속으로는 ‘잠깐, 눈물 좀 닦을게요’라고 소곤거릴지라도, 대학원생 ‘뽕’에 취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 

대학원의 생태에 대해 전혀 모르는 우리 엄마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중에 박사가 되면, 교수가 되는 줄 알고 있다(엄마, 미안). 대학원 생활과 고생을 등가물로 여기는 엄마의 정신 건강을 위해 굳이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인문학 언저리를 배회하는 대학원 졸업생의 앞날은 야간모드의 휴대전화 인터넷 배경화면과 비슷하다. 까맣다. 까만 하늘을 보며 별이라도 헤고 싶은데, 도통 어렵다. 알고서도 선택했으니, 용기만은 가상하고 스스로에게 칭찬과 격려를 건네줄 자격은 있는 셈이다. 이래도 “내 선택이 잘못된 거야?” 졸업과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의 문턱에 서 있는 대학원생들의 답변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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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28 21:49:36
온갖 짤에서 퍼온 문구로 도배한 의견아닌 의견이네. 그래서 본인이 얻은 결론은 무엇? 다른 대학원생이 본인과 똑같은 생활을 했을거라고 생각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