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찬(경제학부 18)

민병찬(경제학부 18)
민병찬(경제학부 18)

저에게 대학 졸업은 굉장히 먼일처럼 느껴집니다. 표면적으로는, 아직 대학에 온 지 2년도 되지 않았고 주변 사람 중에서도 대학 졸업을 앞두신 분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면적으로는, 졸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험난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회 초년생에 불과한 저에게 졸업을 앞두신 선배님들은 그저 대단하게만 느껴집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학업 이외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고등학교 때 대학을 그저 노는 곳으로 상상한 저에게는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개인마다 느끼는 어려움이 다르겠지만, 그 각각의 어려움을 견뎌내신 선배님들께 우선 대단하시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이제 부족하지만, 제 나름대로 졸업의 의미에 대해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사전에 검색해보니 졸업은 ‘학생이 규정에 따라 소정의 교과 과정을 마침’ 혹은 ‘어떤 일이나 기술, 학문 따위에 통달하여 익숙해짐’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사전에서는 졸업의 의미를 특정 과정의 끝이라고만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졸업이란 끝과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졸업이란 나에게 있어 중요했던 특정 목표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제 경험으로 미뤄 보자면 고등학교 졸업은 막막함을 가져다줬습니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이전까지 제게 가장 중요했던 대입이라는 목표가 사라져버려 삶의 의욕을 잃고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졸업이란 목표의 상실이자 막막함을 가져다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와 동시에 졸업은 또 다른 목표의 시작점입니다. 삶의 대부분을 채워주던 목표의 상실은 다른 목표에 대한 수요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그 수요의 충족 과정에서 저는 졸업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요가 충족됐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목표에 대해 수없이 고민하는 과정은 그 형체가 불분명하고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한층 성숙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졸업의 무게가 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초중고 졸업의 무게는 대학 졸업의 무게와 감히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성인이 될수록 점점 남이 정해주는 목표의 수는 줄어들고,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목표의 수는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대학 졸업이란 상당히 능동적이고 무게감 있는 시작점입니다.

이런 졸업까지의 과정을 겪으시고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으신 선배님들 모두가 저는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대학 졸업이라는 도달점이자 시작점을 향해 지금껏 달려오신 선배님들 모두를 존경하고, 이후에 펼쳐질 또 다른 목표에 매진하실 모든 선배님을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졸업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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