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일 교수(기계항공공학부)
이우일 교수(기계항공공학부)

지난달 25일 윗공대라 불리는 제1공학관(301동)에서 이우일 교수(기계항공공학부)를 만났다. 이우일 교수는 생산열공정 연구에 힘써 왔을 뿐 아니라 BK21사업 단장, 공대 학장, 연구부총장 등을 역임하며 과학계와 교육환경 변화에 큰 노력을 기울여왔다. 퇴임 소감을 묻자 이 교수는 “주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고마운 마음이 크다”라며 겸허한 모습을 보여줬다. 

Q. 강의력이 매우 좋다는 강의평이 많다. 강의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A. 세 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는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물론 스스로 잘했다고 평가하지는 않지만, 한 방향이 아닌 쌍방향 소통을 하기 위해 학생들의 질문을 잘 받아주려 노력하는 편이다. 둘째는 반복해서 알려주는 것이다. 강의할 때 한번 가르쳐 줬으니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반복해서 상기시켜줬다. 교육은 밥을 먹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밥그릇을 주고 밥 차렸으니 먹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필요하면 떠먹여 줄 필요도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기억에 남는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실제로 증기 기관모형이나 장난감 등의 움직이는 예시를 보여줬다. 그러면 학생들이 원리를 잘 모르더라도 일단 흥미를 느낄 수 있다.

과거에 드라마 〈대장금〉을 보며 느낀 바가 있다. 매우 긴 드라마임에도 전체를 꿰뚫는 하나의 이야기가 있는 동시에 편마다 기승전결을 맺은 뒤 다음 화로 넘어간다. 강의도 마찬가지다. 각 강의는 세미나를 하는 것처럼 기승전결이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Q.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지금 서울대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교육에 대해서 그 시대의 사회와 국가가 요구하는 것이 조금씩 달라진다. 서울대는 5년, 10년을 미리 내다보고 이에 맞춰 대한민국을 끌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서울대가 그런 모습을 보여줬는데 요즘은 사회에 끌려다니는 것 같다. 내가 대학 다닌 시절에 비해 지금 인구가 많이 감소했다. 인구수가 변하면 사회도 인구감소에 대비해서 국가 경제나 산업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이런 시급한 문제를 정부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 서울대라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서울대가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기에 학생들의 교육에 힘쓰는 것이 전부겠지만 결국 교육은 모든 분야로 이어진다. 현재 G7 국가는 2차 대전을 치렀던 국가들이다. 이 중 일본, 독일, 이탈리아와 같은 패전국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인적 자원 덕분이다. 우리도 교육을 통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해내야 한다.

Q. 이번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20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A.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를 산업 대국이라 부르지만, 생각은 감정에 치우쳐있어 기술적이거나 합리적이지 못하다. 광우병 사태나 미세먼지 문제가 뉴스를 뜨겁게 달궜을 무렵, 많은 이들이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가짜뉴스에 현혹됐다. 또한 선진국을 보면 신문에 실리는 과학 칼럼의 수준이 높다. 반면 우리는 깊이 있는 내용을 받아들일 자세가 갖춰져 있지 않아 칼럼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인식 전반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다. 과학기술에 있어서 개별적 업적과 동시에 기술적인 사고와 합리성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우일 교수는 후학들에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라는 말을 전했다. 그는 “그 일을 진짜 열심히 했냐고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서울대 학생들은 능력이 있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따뜻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사진: 원가영 기자 irenber@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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