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슈바이처로 살아오면서
동물들의 슈바이처로 살아오면서
  • 김찬수
  • 승인 2019.08.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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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경 교수(수의학과)
권오경 교수(수의학과)

지난달 11일 수의대 교수실에서 권오경 교수(수의학과)를 만났다. 권 교수는 교수실에 들어선 기자를 향해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그는 기자의 손을 꼭 잡은 채 “다과를 준비하지 못해 미안하다”라고 안타까워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Q. 동물과 사람을 대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A. 사람은 감정과 같은 정신적 요인이 치료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동물은 정직하기에 아픔과 두려움만 잘 관리해주면 진료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보호자가 얼마나 애완동물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도 진료에 영향을 끼친다. 잘 훈련된 강아지는 유순하고 정직해 수술이 수월하다. 동물들은 정직하게 아프면 아프다고 표현하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효과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느 면에서는 사람보다 동물이 더 치료하기 쉽다고 할 수 있다.

Q. 동물병원에서 겪은 동물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나?

A. 동물병원에서 처음 경험하는 질병을 치료할 때 동물의 뼈에 부착해 놓은 고정물이 부서지는 등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날 땐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를 잘 극복하고 정년퇴임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기억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기억은 고생했던 경험이다. 수술하던 도중 강아지 인대가 나간 적이 있다. 다시 인대 수술하면 그 인대가 잘 붙지 않을 거라는 기존 관념 때문에 일 년 이상을 고심하다가 확인해 봤는데, 우려와 달리 인대는 잘 붙어 있었다. 또한 이 강아지 자체가 감염에 약했기 때문에 조직염이 계속 되풀이됐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 년 이상을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Q. 16대 한국임상수의학회 회장을 지냈다. 기억에 남을만한 일이 있었나?

A. 정형신경외과 차원에서 질병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단으로 줄기세포 연구를 하게 됐다. 척수손상은 다른 조직과 달리 산화 손상과 염증이 문제 된다. 이때 응급처치목적으로 줄기세포가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진료에 적용하고 있다. 이외 뼈, 관절, 연부조직 손상 치유 목적으로 줄기세포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한국임상수의학회에서 한 줄기세포 연구를 토대로 개인적인 연구를 더 진행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연구와 경험으로 봐 동물 줄기세포를 임상에 적용하면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지만, 아직은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행히 동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상용화하려는 업체가 있어 협업할 예정이다.

끝으로 권 교수는 후학들에게 “무엇이든 주저하지 말고 주어진 도전은 나에게 주어진 행운이라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라”라고 당부했다. 연구에 대한 열정을 거듭 강조하는 교수의 눈빛엔 여전히 활기가 떠오르고 있었다.

 

사진: 손유빈 기자 yu_bin0726@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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