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교수(제약학과)
김영식 교수(제약학과)

교수님의 이야기가 담긴 교재, 학생들의 이야기가 담긴 수업. 김영식 교수(제약학과)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직접 교재를 집필하거나 강의 중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는 등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힘써 2017년에 학술연구교육상(교육 부문)을 받았다. 또한 그는 국가한약재평가기술과학화 연구사업단의 단장을 역임하는 등 천연물의약품 분야를 연구하는 데 힘써왔다. 퇴임 소감을 묻자 김 교수는 “자유인이 된다는 것이 매우 즐겁다”라며 “한편으로는 규칙적인 생활에서 벗어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아쉬움이 있다”라고 답했다.

Q. 천연물 의약품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나? 

A. 천연물의약품이라는 분야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박사과정을 수료하면서였다. 혈액 응고 물질로 알려진 헤파린*이 천연물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많은 의약품이 천연물임을 깨달았다. 이후 1989년에 의과대학의 생약연구소에서 일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천연물에 대해 연구했다. 생약연구소에서는 한약의 소재인 식물의 잎이나 뿌리, 줄기, 꽃 등을 활용해서 의약품 소재를 찾아내는 일을 한다. 비록 식물연구 경험이 많이 없어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생약연구소에 몸을 담게 되면서부터 생약 연구에 몰두하게 됐다. 지금도 의약품의 적절한 소재를 찾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는데 특히 항염증이나 항암 기능이 있는 소재를 찾고 있다.

Q. 연구하며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가?

A. 나 혼자 연구할 때보다는 대학원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느낀 바가 무척 많다. 학생과 소통이 잘 됐다고 느끼는 순간이 가장 보람차다. 대학원생을 지도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그들에게 전하곤 한다. 그러면 학생이 다양한 물질로 실험을 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연구를 한다. 그리고는 마침내 그 아이디어를 실현해내는 물질을 찾아낸다. 내가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를 학생이 실현해내는 것을 볼 때마다 뿌듯하고 보람차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연구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이 상호작용하며 생각을 공유하는 이런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학생들과의 소통을 매우 강조하는 것 같다. 수업하며 보람찼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A. 수업할 때 조별발표나 에세이를 통해 학생들의 생각을 들을 기회를 많이 가지려 한다. 지난 학기 학부생을 대상으로 ‘의약품 개발사’라는 강의를 진행했다. 학생 수가 많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걱정하면서도 조별발표로 수업을 진행했다. 강의 마지막 시간에 맨 앞자리에서 학생들의 발표를 지켜보고 있었다. 마지막 발표가 끝나자 학부생들이 포스트잇에 편지를 쓰고 케이크를 준비해 가져왔다. 학생들이 나의 강의에 답을 해줬다고 느껴져 감동을 받았다.

Q. 서울대학교에서의 교수 생활을 돌이켜본다면?

A. 서울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한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교수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같이 연구할 수 있어 좋았다. 약학대학의 경우 약사 자격시험을 준비해야 하므로 전공필수 과목도 많고 수업이 빡빡한 편이다. 특히 전공필수 과목의 경우 재량껏 수업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나는 전공필수 과목이 아니라 전공선택 과목을 맡아 강의했다. 덕분에 다른 교수에 비해 강의를 구성하는 측면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었고, 조별 과제도 더 쉽게 할 수 있었다. 이 또한 행운이 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교수는 후학들에게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은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대기 때문에 많은 경험을 쌓고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다”라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후학들을 격려했다.

*헤파린 : 고등동물의 간이나 폐 등 모세혈관이 많은 장기 및 혈액 속에 있는 산성 다당류의 일종으로 혈액 응고를 막는 작용을 한다.

사진: 손유빈 기자 yu_bin0726@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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