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금) 낮 제2공학관(302동)에 위치한 청소 노동자 휴게 공간에서 67세의 청소 노동자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고인의 사인을 지병으로 인한 병사라고 밝혔지만 폭염이 지속되던 기간에 매우 열악한 환경의 휴게 공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학교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한 휴게 공간은 지하 1층 계단 옆의 부분을 간이벽으로 막아 설치한 곳으로 매우 좁고 냉난방 시설이 전혀 돼 있지 않았다. 조그마한 환풍기 하나가 있으나 곰팡이 냄새가 심할 정도로 환기도 잘 되지 않는다. 학생이나 교원을 위한 휴게 공간이나 일반 직원의 근무 공간에 비하면 그 열악함의 정도가 어떠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같은 캠퍼스 내에서 생활하면서 이러한 상황을 모르거나 애써 알려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학내 구성원으로서도 매우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노조에서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에어컨 설치를 요구해왔으나 학교는 올해 6월에서야 휴게실 전수조사를 시작했고 여름이 다 지난 지금도 조사를 마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조사와 개선에 일정 시일이 필요함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면 방학 기간 중에 빈 강의실 등을 활용하여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임시 휴게 공간을 제공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늦게나마 학내 청소 및 시설 노동자의 휴게 공간 실태 조사를 위한 전담팀을 꾸리고 휴게 공간에 대한 본부 차원의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교내 근로자들의 근로 조건 및 환경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개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학생과 교원만이 아니라 직원 역시 학교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중심축이며 그 직원은 사무직만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아니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기존의 직원들과 차별을 받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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