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책 | 『아마존 vs. 구글 미래전쟁: 두 거인이 벌이는 믿음과 꿈의 경쟁』, 구글과 아마존의 기업 전략을 살펴보다

강력한 이커머스(e-commerce) 플랫폼과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선보이고 있는 아마존, 검색과 광고시장 및 스마트폰 운영체계의 80%를 점유한 구글. 이들은 이제 전 세계 소비자의 일상과 기업 운영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아마존과 구글의 인터넷 혁명에 환호할 때, 그들은 만족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의 오랜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모두가 아마존의 유통 혁명에 감탄할 때,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인류 우주여행 시대의 서막을 발표했다. 동시에 구글은 결산보고서에 등장하는 ‘13가지 다른 도박들’(13 other bets)을 통해 자율주행차 사업을 탄생시켰다. 

『아마존 vs. 구글 미래 전쟁: 두 거인이 벌이는 믿음과 꿈의 경쟁』은 금융, 유통, 기술의 지각 변동과 인터넷, 모바일 플랫폼의 고속 성장을 이끄는 두 거대 기업인 아마존과 구글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저자는 아마존과 구글의 기존 사업이 얼마나 훌륭한지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보다 이 책은 두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통해 2020년대의 미래 산업 지형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비즈니스의 핵심을 예측하고 있다. 

두 기업이 뛰어든 미래 전쟁의 무대는 물류 혁명, 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인간의 미시적인 시야를 벗어나 이미 우주로 확장됐다. 저자는 로봇을 활용한 물류 혁명, 클라우드 서비스 상용화, 우주 탐사나 우주여행과 같은 신개척지 사업 등 아마존과 구글이 개발 중인 6개의 분야를 소개한다. 또한 이 책은 아마존과 구글을 통해 현재의 승자가 미래에도 승리할 수 있을지, 세계적인 기업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분야별로 살펴보고 있다. 미래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아마존과 구글은 어떤 믿음과 꿈을 가지고 있는가? 그 믿음과 꿈은 어디를 향하고 있으며 이들이 만드는 거대한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당신의 전략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런 질문을 던지며 미래 산업의 지형 속 한국의 위치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한다.

저자는 아마존의 경영 전략을 ‘중간 유통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집중 공략’이라 정의한다. 이는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비용을 낮추고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유통을 오랫동안 다뤄온 전문가답게 아마존은 비즈니스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구조적이며 혁신적으로 줄일 방안을 찾았다. 전체적인 유통과정을 어우르는 거시적 관점에서 아마존은 출판산업에서 오프라인 서점이 필수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헬스케어 사업에서는 보험사, 약국 등이 대체 가능한 중간자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의 행동을 분석해 이를 적은 비용으로 중간자 대체 과정에 활용했다. 작업 과정의 비효율을 읽고 이를 깰 수 있는 동력을 찾는 것이 아마존의 미래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핵심 원리인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이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확장형 클라우드 시장 활성화와 AI의 자동화 및 연계 산업 분야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아마존은 금융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업과 유통업은 신뢰와 안정성, 일상생활과의 밀착성을 중시한다는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오늘날 아마존은 이 세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아마존에 자신의 아이디와 계좌번호를 저장해두고 원클릭으로 쇼핑을 하는 등 자신의 개인정보가 클라우드라는 세상에 올라가 있어도 고객은 신뢰를 거두지 않는다. 신뢰에 기반해 고객의 지불행위와 이후 발생하는 제품 수령 사이에 생기는 간격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유통업의 본질인데, 저자는 아마존이 이 분야에서 전 세계 최고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구글이 내세운 미래 산업의 특징은 ‘원천을 파고드는 접근 방식’이다. 예를 들어 AI 자동화 서비스인 구글의 오토 머신러닝 사업은 많은 사람이 소수의 우수한 AI 기술자들의 역량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구글은 자신들이 풀어내려는 문제의 원천을 파고드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대담함과 자신감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한다. 문제의 규모와 범위가 엄청남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협업 정신도 발휘한다. 덕분에 구글은 전 세계 미래 비즈니스에서 엄청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구글의 기업 정신은 그들이 설립한 생명과학 연구개발 회사인 ‘캘리코’(Calico)에 잘 드러나 있다. 현재 캘리코는 벤처 기업의 장점과 제약회사의 자원 및 R&D 역량 결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우주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NASA, 개인, 민간 기관, 민간 우주탐사 기업들과 협업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구글은 자족하지 않으며 오히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인터넷 사용자를 늘리지 않고서 인터넷 플랫폼이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구글은 사업을 시작할 때면 항상 ‘왜’로 시작하는 논리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렇듯 구글이 보여주는 사고 프레임의 전환에서는 실로 배울 바가 많다.

이처럼 아마존과 구글의 보이지 않는 미래 기술전쟁은 매우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큰 꿈을 가진 만큼 계획적으로 목표를 실행할 수 있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의 혁신과 개척전략은 기업이 처한 환경이 절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변화를 멈추는 순간 도태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 있다. 동시에 진지하고 담대하면서도 절대 서두르지 않는 그들은 누구보다 먼저 미래의 산업지형을 선점해 독점하고자 한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아마존이나 구글과 경쟁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이들과 맞서기보다는 이들이 만들어갈 거대한 생태계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인가?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된 아마존과 구글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이들의 경영전략을 참고하며 우리에게 적용 가능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야 할 것이다.

 

 

아마존 vs. 구글 미래전쟁: 두 거인이 벌이는 믿음과 꿈의 경쟁

강정우

208쪽

시크릿하우스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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