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의 눈물
알바트로스의 눈물
  • 대학신문
  • 승인 2019.09.08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다정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연다정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여름철 휴가로 다녀온 부산에는 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부산타워와 도심 속 꽉 막히고 답답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드넓은 수평선이 보이는 바다가 있다. 날이 점차 저물어갈 즈음 광안대교를 보고 있으면 행복을 머금은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과 어디선가 들려오는 전자 바이올린의 감미로운 연주가 귀를 간질인다. 잠시 넋을 놓고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출렁거리는 파도가 아름다운 물방울을 한껏 뿜어내고 있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1%를 차지하며 피서지 외에 공급원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주는 관광지임과 동시에 아름답게 보호돼야 할 가치재임이 틀림없다.

부산 3박 4일의 일정에서 마지막 날은 일기예보대로 비가 쏟아졌다. 이런 날에는 실내에서 머물며 즐길 거리를 찾아야 했다. 마침 환경부와 유럽연합대표부가 후원하는 〈크리스 조던의 아름다움 너머〉의 전시가 부산에서는 무료로 열려 기대에 부풀어 전시를 찾았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작품이 있었다. 바로 ‘제16회 서울 환경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했던 〈알바트로스〉다. 북태평양 미드웨이섬에 플라스틱이 몸에 가득 찬 채 죽어 있는 새들의 사체를 보고 형언할 수 없는 충격감과 슬픔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파괴하고 소중한 생명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인간의 폭력에 분노가 일었고 죄스러움에 한없이 눈물 났다. 폭력에 희생당한 새는 마치 자기는 무슨 잘못이 있냐고 우리에게 소리 없이 외치는 듯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도 며칠간은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리고 충격은 자연스럽게 환경보호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환경을 위해 내가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여행을 다녀온 후 손수건을 쓰기 시작했고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종이컵을 쓰는 대신 텀블러, 에코백의 사용량을 늘리기로 했다. 또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모습도 눈여겨보게 됐는데 호텔 화장실에 일회용 휴지 대용으로 작은 수건들을 구비하는 모습,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을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정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이 시행돼도 개개인이 자연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느껴 스스로 자연을 보호하려는 의식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정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자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책임감’을 가지고 나부터 행동해야 한다. 

자연을 보호하려는 한 사람의 진심 어린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게 모범이 돼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작년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느꼈다. 가족여행 중 하루는 아버지께서 함덕 해수욕장에 들어가 쓰레기를 가지고 나오셨다. 당시 수영을 하러 들어가신 줄 알았는데 아버지의 양손에 있었던 것들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 일회용품이 가득한 쓰레기더미였다. 더욱이 한국 편의점이나 매장에서 살 수 없는 중국산 용품들이어서 경악했다. 필자와 온 가족은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지켜본 피서객들도 버리는 사람, 줍는 사람이 따로 있냐며 동참했다. 한 명으로부터 시작된 환경보호의 좋은 실천이 또 다른 선한 행동을 이끄는 파급효과가 곳곳에서 일어나야 한다. 

인간이 무심코 바다와 산에 버린 쓰레기들은 자연을 파괴하고 수많은 생명체들을 죽이고, 그 파괴의 결과가 다시 자연의 일부인 우리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사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해양생물체들의 배 속에서 인간이 버린 쓰레기들이 터무니없이 많이 발견됐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알바트로스의 눈물을 만들고 싶지 않다. 우리는 또 알바트로스의 눈물을 봐야 하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