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학기부터 전자출결시스템이 시행됐다. 대상 강좌는 258개로 본교 모든 강좌를 대상으로 한 전격적인 시행은 아니다. 본부는 전자출결시스템을 통해 정확한 출결현황을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출결통계를 통한 분석, 나아가 학사시스템의 통합관리까지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지난 계절학기에 시범 운영을 거쳐 보완된 시스템이라고는 하지만 전자출결시스템 운영에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는 시범 운영 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다수 확인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개선하지 않았다. 출결시스템의 도입 목적은 교수자와 수강생의 편의 확보다. 하지만 전자출결시스템과 기존의 eTL 온라인 출결이 연동되지 않아 교수가 수기로 출결 결과를 확인해 온라인에 재입력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출결상황을 수기로 작성해야 하는 것은 이전과 다를 것이 없다. 출결 관련 정보량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인데, 이는 시간을 들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다. 시범 운영을 거쳐 사용자의 불편을 확인했는데도 개선 없이 확대 적용하는 일은 성급한 처사다.

또한 편의성 개선을 내세운 전자출결시스템은 학사운영의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학생의 학사관리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을 안고 있다. 부정출결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이는 전자출결시스템을 먼저 적용한 다른 대학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인증번호 입력의 경우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가 번호만 공유해주면 강의실 바깥에서도 얼마든지 출석할 수 있다. 학생증을 맡기면 대리 출석도 가능하다. 또한 교수와 학생의 면대면 접촉이 줄어드는 만큼 ‘출튀’하는 학생을 잡아내기도 힘들어진다. 성실히 강의에 임하는 학생들의 형평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대학은 이러한 악용 사례를 꼼꼼히 파악하고, 제도상 허점을 줄인 후 전자출결시스템을 시행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 매개하는 기술진화 사회에서 본부는 교육환경의 개선에 앞장서 고 있다. 학사관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기술의 혜택을 통해 학사 시스템은 운영의 효율성 및 사용자 편의성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전자출결시스템을 편의성을 내세워 서둘러 도입하는 것이 필요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시스템의 기술적인 문제도 채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목표로 하는 편의성마저도 확보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본부는 이미 도입한 전자출결시스템 운영의 문제들을 분석적으로 검토하고 정비해, 학사관리에 따른 불편을 일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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