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게 다가 아닙니다
아는 게 다가 아닙니다
  • 손유빈 기자
  • 승인 2019.09.29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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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 손유빈 기자
사진부 손유빈 기자

지난해 여름, 카페에 갈 때 텀블러를 가지고 다녔다. 일회용 컵 규제가 시작되고 난 후 카페에서 텀블러를 갖고 온 손님에게 할인을 해줬기 때문이다. 돈도 아끼고 환경도 지킬 겸 항상 텀블러를 챙겨 다녔다. 그러다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텀블러를 들고 다녀봤자 대기업에서 공장 하나 더 지으면 하나마나 아닌가. 내가 이렇게 노력해봤자 딱히 달라지는 게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억울해졌다. 마침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게 귀찮기도 했고, 할인이 큰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히 텀블러를 놓고 다니게 됐다. 

사실 이 기획은 그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도대체 내가 쓴 플라스틱 빨대가 어떻게 처리되기에 이곳저곳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난리인 것일까. 그 과정을 알아내기 위해 저녁 7시에 도로 한가운데서 쓰레기 수거 차량도 탔고, 재활용센터에 가서 산처럼 쌓여있는 쓰레기더미를 직접 보기도 했다. 매립지와 소각장에 가서 내가 버린 플라스틱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도 확인했다. 사실 매립지와 소각장이 내 생각 속의 모습과 상당히 달라서 당황하기도 했다. 매립장이라 하면 막연히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쓰레기가 흙으로 깔끔하게 덮여있었다. 소각장도 생각했던 모습과 달랐다. 쓰레기가 불에 타는 모습을 실제로 보기가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취재 과정을 통해 확실히 깨달은 점이 있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나의 사소한 노력이 환경을 보호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플라스틱은 오랫동안 썩지 않으며 소각 혹은 매립되면 추가적인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웠던 사실이기에,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의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플라스틱을 쓰지 않기 위해 실천하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카페 갈 때 텀블러 갖고 가기. 배달음식 주문할 때 일회용품은 필요 없다 말하기. 플라스틱 빨대 대신 스테인리스 빨대 구매해서 갖고 다니기. 분리수거 꼼꼼히 하기.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많다. 이런 간단한 방안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귀찮기 때문에, 혹은 내가 노력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을 것 같아서. 여러 이유로 인해 충분히 사용되지 않을 수 있었던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는 자들이여, 실천하라”라고 말했다. 아는 것은 다가 아니다. 아는 바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진정한 앎이다. 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알고 있다면 지금 당장 실천하자. 당신의 앎이 실천이 돼 지구를 지킬 수 있을 때까지. 

P.S. 플라스틱 빨대는 일반 쓰레기에 버려야 한답니다…

취재 비하인드가 궁금하다면 『대학신문』 YouTube 영상을 시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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