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전기분회장 단식 투쟁해

 

사진: 박소윤 기자 evepark0044@snu.ac.kr
사진: 박소윤 기자 evepark0044@snu.ac.kr

지난 24일(화) 오전 11시 30분 행정관 앞에서 ‘함께 모인 노동자가 서울대를 바꾼다. 청소·경비·기계·전기·생협 노동자 공동집회’(공동집회)가 열렸다. 이번 공동집회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본부에 ‘인간적 대우 보장’과 ‘복리 후생에서 법인 정규직 노동자와의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결의를 다졌다. 공동집회 발언이 끝난 후에는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지부(일반노조) 임민형 기계·전기분회장이 삭발을 하며 단식농성을 선언했다. 일반노조 청소·경비분회와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대학노조) 소속 생활협동조합(생협) 노동자들 역시 연대 의사를 밝히고 천막농성에 참여했다.

이번 공동집회에는 일반노조 청소·경비분회 조합원 150여 명, 기계·전기분회 조합원 100여 명, 대학노조 소속 생협 조합원 100여 명 등 총 350여 명의 노동자가 참여했다. 그들은 ‘웃으면서 출근한 길, 골병들어 퇴사한다’ ‘열악한 근무환경, 기계도 망가진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노조 최분조 분회장은 공동집회에 참여한 많은 노동자들이 본부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며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분회장은 최저임금보다 낮은 기본급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년 전 용역업체 소속일 때도 최저임금보다 500원 높은 시급을 받았는데 현재 학교는 인심 쓰듯이 최저임금을 주겠다고 한다”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또한 최분조 분회장은 명절휴가비 보장을 요구하며 “다른 건 몰라도 복지만큼은 다른 직원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받고 싶다”라고 본부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생을 대표해 공동집회에 참여한 도정근 총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15) 역시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는 “에어컨조차 없는 휴게실, 남녀공용으로 운영되는 비좁은 샤워실, 최저임금보다 낮은 기본급과 기형적인 호봉체계 등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한 수준”이라며 참담한 심정을 내비쳤다.

한편 공동집회 후반부에는 일반노조 임민형 기계·전기분회장의 삭발 및 단식 선언이 이어졌다. 기계·전기 기능사로 13년째 학교에 재직 중인 그는 본부의 노동자 무시와 탄압에 분노한다며 이번 삭발 및 단식 투쟁의 목적을 밝혔다. 임 분회장은 “우리의 투쟁이 식지 않도록 내일도 모레도 집회에 참석해달라”라며 앞으로도 집회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행정관 앞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임 분회장이 속한 기계·전기분회뿐 아니라 청소·경비분회와 생협 노동자들도 천막농성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집회에 참여한 세 노조 모두 천막농성에 돌입하면서 노동자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총학과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을 비롯한 학생사회 역시 이번 공동집회를 지지하고 있다. 성실한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돌입한 노조에 대응해 본부가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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