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 부근에서 일정을 마친 날이었다. 학교의 여러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발목을 접질렀던 탓에 기숙사까지 걸어가는 것이 어려울 듯했다. 교내에 다니는 모든 버스 편을 찾아봤는데, 고작 서너개 교내 정류장을 지나치기 위해 버스 요금을 내는 것은 아무래도 아까웠다. 걸어서 15분이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에 1,250원을 투자하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한참을 기다려 봐도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아 그냥 버스에 몸을 실었던 기억이 있다.

캠퍼스가 워낙 넓은 탓에 교내에 버스가 여러 종류 다니기도 하고, 개중에는 학생들의 교통비를 감안한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되고 있다. 정류장마다 교내 순환 버스를 탈 수 있고, 행정관 앞에서 셔틀버스에 탑승할 경우에는 대학동, 서울대입구역까지도 갈 수 있다. 물론 서울대입구역에서 행정관까지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통학 학생들을 위해 사당 셔틀, 낙성대 셔틀, 제2공학관 셔틀, 도서관에서의 심야 셔틀 등등 다양한 경로의 통학 셔틀이 운행되고 있다.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부분은 교내 순환 셔틀 중 ‘호암교수회관 경유 역방향’ 셔틀이다. ‘정문↔순환도로’ 셔틀이 배차간격 5~20분, 운행 시간 8:00~21:00인 반면, 역방향 셔틀은 배차간격 30분에 운행 시간 9:50~17:50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한창 학교에 사람이 없을 시간인 아침 시간과 늦은 오후, 밤 시간에 운행하는 버스임을 고려하면 비교적 짧은 운행 시간대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배차간격이 30분인 것은 이해하기 조금 어렵기도 하다.

경영대에서 농생대로 가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농생대에서 경영대로 향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단순히 역방향 셔틀의 수요가 적다고 변명하기에는, 이미 역방향 셔틀은 순방향 셔틀(정문↔순환도로 셔틀)에 비해 작은 크기의 버스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배차간격이 30분이나 되는 것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당일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30분이 넘게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셔틀이 오지 않았음은 물론, 어느 정류장을 지나치고 있는지를 알 수 없었기도 해서 답답함이 커져만 가기도 했었다.

역방향 셔틀버스는 다른 셔틀버스와 크기, 색이 다르기도 하고 자주 지나가지 않기 때문에 역방향 셔틀버스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경우도 꽤 있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역방향 셔틀버스가 있냐며 실존의 여부를 묻는 경우가 있기도 했고, 그 배차간격도 30분인지, 1시간인지 확실히 아는 이가 드물기도 했다. 역방향 셔틀버스에 관련된 여러 정보들도 더욱 정확하게 널리 공개될 필요가 있다.

여러 방향의 각기 다른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보다 활성화될 역방향 셔틀버스를 이용할 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역방향 셔틀버스가 조금 더 확충돼 배차간격이 좁아지고, 해당 정류장 도착 시각과 현재 버스의 위치 등의 탑승 정보가 정확히 제공된다면 조금 더 편리하게 교내를 누빌 수 있게 되리라 예상한다.

정은서

인문계열·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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