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학생단체 “학내 노동자 인간적 대우를”

지난달 30일 생활협동조합(생협) 노사 양측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 도출로 지난 1일(화) 파업이 중단돼 노동자들은 13일 만인 2일부터 정상 출근했으며, 생협 직영 식당과 카페 ‘느티나무’도 단계적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대학노조) 소속 생협 식당·카페 노동자 100여 명이 임금 인상 및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대학신문』 2019년 9월 23일 자)

생협 노사 양측은 파업 이후 여러 차례 교섭 끝에 지난달 30일 △기본급 인상 △명절휴가비 신설 △호봉체계 개선에 합의했다. 이로 인해 생협 노동자의 올해 기본급은 전년 대비 3% 인상되며 명절휴가비는 연 2회, 각 기본급의 15% 수준으로 신설된다. 또한 노사 양측은 합의에 어려움을 겪던 호봉체계 개선에도 합의해 상승 폭이 현저히 작았던 3, 4호봉 구간의 호봉간을 6,450원에서 45,190원으로 조정하고, 상승 폭이 없던 1, 2호봉 구간의 기본급도 추가적으로 30,000원 인상했다.

위의 잠정 합의안은 대학노조 생협 조합원 119명 중 113명이 참석한 1일 임시총회에서 찬성 103명, 반대 10명으로 통과됐다. 노사 양측은 오늘(7일) 임금협약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노동자들은 지난 2일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했으며, 같은 날 느티나무와 제3식당(75-1동), 학부생활관(919동) 식당이 영업을 재개했다. 학생회관·자하연(109동)·동원생활관(113동)·제2공학관(302동) 식당은 식자재 준비 및 청소로 인해 4일부터 운영됐다.

대학노조 이창수 부지부장은 파업을 마무리 지으며 열악한 근무환경의 빠른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생협 노동자와 관련해 “궁극적으로 생협 수익성 문제가 개선돼야 임금, 처우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실제로 생협의 영업이익은 최근 2016년 약 13억 원, 2017년 약 6억 원, 2018년 약 5억 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생협 사무처 관계자는 “수익 개선 방안을 추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업 기간 계획됐던 노동자학생연대집회는 지난 1일 행정관 앞에서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대학노조, 생협 노동자와 학생단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지부 등이 참석했다. 참여자들은 잠정 합의안의 성실한 이행을 생협에 촉구하고 본부에 노동환경 개선, 인력 충원을 비롯한 서울대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학내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단체 ‘빗소리’의 조시현 공동대표(경제학부·15)는 “서울대 노동자들이 다른 구성원과 공간적·구조적으로 단절된 채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서울대 노동환경의 본질적인 문제”라며 앞으로도 노동자와 함께 노동환경 개선안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학노조 이창수 부지부장은 “학내외 많은 분의 연대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어려운 곳에 연대하겠다”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사진: 손유빈 기자 yu_bin0726@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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