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교원 다양성 임용은 향상

일부 단과대 성비 평균 아래

남성 육아 휴학도 늘어

장애인 직원·교원 지원은 열악

2018년 서울대의 다양성 지수를 담은 「서울대학교 다양성보고서 2018」이 발간됐다. 이번 보고서의 특집 주제는 ‘비전임 교원과 연구원’으로, 지난해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강사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이후 학내에서 관련 논의가 활발해진 것이 그 배경이다. 보고서에는 △비전임 교원과 연구원 △구성원의 다양성 △대학 생활 지원 △학술 활동과 인식 및 문화의 다양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서술된 인원과 비율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표는 2018년 10월 1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특집 주제로 선정된 비전임 교원과 연구원은 총 3,436명으로, 전체 교원 및 연구원 6,660명 중 51.6%를 차지했다. 그중 비전임 교육중심 교원은 1,636명으로, 72.7%인 1,181명이 시간강사에 해당한다. 전임교원 대비 시간강사 비율은 음대, 미대, 인문대 순으로 높으며, 수의대, 치의학대학원, 약대 순으로 낮았다. 이에 다양성위원회에서는 지난 2018년 시간강사 직군의 변화가 예고되며 정확한 실태 파악과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서울대학교 비전임 전업 인력의 현황과 문제점’ 연구를 통해 시간강사의 고충을 파악하고자 했다. 시간강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61.3%는 고용 불안정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고용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해 시간강사의 재계약 횟수 제한을 철폐하는 개선책 등이 제시됐다.

서울대 전임교원의 다양성 임용 비율은 30.8%로 2017년 대비 약 0.8%p 증가했다. 서울대에서 전임교원 임용에 있어 다양성의 지표는 △여성 △타교 학부 출신 △외국 국적 중 한 개 이상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교원의 비율로 나타낸다. 다양성 임용의 세 가지 요소 중 가장 상승 폭이 높은 것은 타교 학부 출신 비율이었다. 전임교원 중 여성과 타교 학부 출신 비율은 지난 3년간 꾸준히 증가했지만, 전임교원 중 외국인 교원의 수는 110명에서 108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이에 다양성위원회에서는 “전임교원 중 여성 교원의 비율은 16.0%로, 2017년보다 0.5%p 올랐지만, 2018년 기준 여성 전임교원 비율 평균은 국공립대는 16.6%, 사립대 평균은 28.4%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라면서 “이 또한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서울대에서 주요 보직에 임용되거나 주요 의사결정 기구에 참여하는 여성 교원의 비율이 증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2018년 당시 서울대에서 부총장, 단과대 학장 등 주요 보직에 임용된 여성 교원의 비율은 12.5%, 여성 교원이 장학복지위원회, 평의원회 등 주요 의사결정 기구에 참여하는 비율은 16.7%로 2017년 대비 모두 소폭 증가했다. 반면 평의원회 교원 중 여성 교원의 비율은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에 지난 3월 평의원회에서는 3명 이상의 평의원을 선출하는 단위에서 전원 단일 성별 평의원을 선출하지 않도록 하는 운영규칙을 마련하기도 했다.

서울대에 꾸준히 제기돼 온 성비 불균형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학내 구성원의 여성 평균 비율은 학부 재적생 36.3%, 대학원생 44.9%, 전임교원 16.0%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대, 경영대, 공대 소속의 학부 재적생, 대학원 재적생, 전임교원의 여성 비율은 모두 서울대 평균보다 각각 낮다는 점이 주목된다. 반대로 여학생 비율이 높은 간호대, 생활대, 미대, 음대의 경우 남학생 비율이 40% 미만이고, 간호대와 생활대에 소속된 남성 전임교원 비율 역시 20% 아래로 매우 낮았다. 다양성위원회에서는 “이들 학과의 남학생 비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남성 교원은 그렇지 않다”라면서 남성 교원의 수를 늘려야 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편 대학 생활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 체계는 강화됐다. 지난 9월 사회대와 사범대에서 학생상담실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8개 단과대와 1개 학부, 관악사 및 대학생활문화원에서 학생을 위한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임신 및 출산/육아로 인한 휴학 비율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육아 휴학 신청자 총 501명 중 남학생이 26.3%를 차지하면서 남성 육아 휴학자의 수가 전년도 대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대 장애인 교원과 직원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제도가 없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장애 학생을 위한 학습 및 생활편의 관련 시설과 서비스는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전임교원 중 장애를 가진 교원 11명과 직원 중 장애인으로 등록된 48명을 위한 관련 시설과 서비스는 매우 미흡하기 때문이다.

학술 활동과 인식 및 문화의 다양성 항목은 주로 국내외 교류 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해외로 나간 교환/방문 학생의 대다수가 학부생이며, 그중 남학생은 27.9%로 여학생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한편 국내대학 학점교류제도를 통해 서울대에서 수강하는 타 대학 학생은 총 1,000명으로 공대에 학점 교류를 신청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 학점교류제도를 이용해 타대에서 수업을 수강한 서울대 학생은 총 288명으로, 가장 많은 학생이 선택한 대학은 제주대였다. 

다양성위원회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2018년 서울대의 다양성 현황을 파악하고, 비교적 다양성 정도가 낮은 분야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본부에 성평등성과 다양성 증진을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다양성위원회 홍기선 위원장(영어영문학과)은 “서울대는 여러 면에서 다양성이 점진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며, 다양성에 대한 인식 역시 향상됐다”라면서 “열린 소통과 협력을 통해 서울대가 성숙한 사회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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