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전성시대: 대중을 사로잡다
캐릭터 전성시대: 대중을 사로잡다
  • 장한이 기자
  • 승인 2019.10.13 16:2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집 |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로 바라본 한국 캐릭터산업의 길
사진제공: 라인, 카카오IX
사진제공: 라인프렌즈, 카카오IX

누구에게나 익숙한 캐릭터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SF 만화의 주인공 ‘아톰’, 한때 팬시 시장을 장악했던 ‘헬로키티’, 아이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린 ‘뽀로로’와 현재 폭넓게 사랑받는 ‘라이언’까지 다양한 캐릭터는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녹아있다. 여러 캐릭터가 물밀듯 출시되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살아남은 캐릭터는 어떤 모습일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연 12조 원 규모의 시장을 이룬 국내 캐릭터 산업은 어떤 방향을 향해가고 있을까. 『대학신문』이 캐릭터 산업의 역사와 현황을 살펴보고, 현재 국내 캐릭터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두 메신저 기반 캐릭터의 성공 요인에 주목해 앞으로 국내 캐릭터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살펴봤다. 

 

국내 캐릭터 시장이 밟아간 변화의 자취

국내 캐릭터 산업이 현재와 같이 성장하기 전에는 국산 캐릭터보다 수입 캐릭터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로 이어질 때까지 ‘캐릭터’라는 개념은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에 한정된 모호한 개념이었고 한국 토종 캐릭터는 쉽게 접할 수 없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캐릭터라이선싱산업팀 김정경 팀장은 “1970년도에 ‘마징가’ 시리즈와 ‘요괴인간’과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들어와 많이 소비됐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국내에 캐릭터라고 할 만한 것은 기업에서 쓰는 CI(Corporate Identity)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980년에 들어서야 ‘모닝글로리’가 생겨나며 팬시 산업이 발달했고 문구에 쓰일 법한 캐릭터가 등장했다”라고 덧붙였다. 

수입 캐릭터와 문구 캐릭터가 힘을 펼쳤던 시기를 지나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고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보급되며 국내 캐릭터 산업의 물꼬가 트였다. 김정경 팀장은 “88올림픽 후 문화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1990년대 중반부터 콘텐츠 육성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라며 “이와 더불어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인터넷 플래시 기반의 국산 캐릭터가 등장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등장한 ‘뿌까’, ‘졸라맨’, ‘마시마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중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에 한창완 교수(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는 “1998년 IMF 경제위기도 국내 캐릭터 산업 성장에 일조했다”라며 “해외 캐릭터의 저작권 비용이 약 네 다섯 배 증가하면서 캐릭터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 국내 캐릭터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중의 호응에 힘입어 국내 캐릭터 산업은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뽀로로가 유아를 타깃으로 한 캐릭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정경 팀장은 “뽀로로의 탄생으로 수입 캐릭터와 국산 캐릭터의 국내 캐릭터 시장 지분율은 역전됐다”라며 “이를 기점으로 국내 캐릭터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오늘날에도 국내 캐릭터 매출액은 2014년부터 5년간 매년 약 8.7%씩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소통수단이 오프라인 힐링 캐릭터로

국내 캐릭터 산업은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메신저를 기반으로 하는 이모티콘이 등장하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영유아 층을 겨냥했던 과거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는 달리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는 전연령층에 걸쳐 익숙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한창완 교수는 “현재로서는 이모티콘으로 시작한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가 국내 캐릭터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와 ‘라인’은 전연령층을 겨냥한 캐릭터 사업을 확대하고 전문화를 꾀하기 위해 독립 법인을 설립함으로써 캐릭터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 카카오IX
사진제공: 카카오IX

국내 캐릭터 산업에 새로운 길을 개척한 메신저 기반의 캐릭터는 소통의 도구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여타 캐릭터와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했다. 대중들은 캐릭터를 활용해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카카오프렌즈 관련 사업을 포함해 브랜드 전문지 등을 담당하는 ‘카카오 IX’의 관계자는 “처음 카카오프렌즈를 기획할 당시 메신저에서 글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을 이용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려 했다”라며 “‘캐릭터를 만들자’가 아닌 ‘새로운 소통 수단을 만들자’가 목표였다”라고 말했다. 소통의 수단으로 기능하는 이모티콘은 표정만 표현하는 이모지(emoji)보다 발달한 형태로 대중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탁월하다. 이선영 교수(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디자인예술계열)는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감정을 대리해주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감정대리인이라 부르는데, 이모티콘은 이런 감정대리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라며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내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여유가 더 생긴 것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모티콘 캐릭터로서 입지를 굳힌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는 메신저를 넘어 오프라인으로 진출했다. 그들은 캐릭터의 성격과 이야기를 담은 오프라인 매장을 기지로 삼아 더 많은 인기를 얻었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라인프렌즈 매장 이태원점에는 각 캐릭터의 성격과 특징을 엿볼 수 있는 캐릭터 룸이 준비돼 있고 강남점에는 캐릭터의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 벽지 전면에 그려져 있다”라며 “매장이 캐릭터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느껴지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IX의 경우 전시형 오프라인 매장과 더불어 소비자가 사진을 찍고 즐기는 형태의 ‘카카오프렌즈 뮤지엄’을 열어 대중이 캐릭터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소비자들이 라인프렌즈 매장 이태원점의 라인프렌즈 캐릭터의 스토리로 꾸며진 공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소비자들이 라인프렌즈 매장 이태원점의 라인프렌즈 캐릭터의 스토리로 꾸며진 공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캐릭터를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한 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해냈다. 캐릭터와 제품의 콜라보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외부 아티스트와 협업을 진행한 것이다. ‘BT21’이라는 캐릭터는 라인프렌즈에서 ‘프렌즈 크리에이터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에 ‘방탄소년단’이 참여하며 탄생했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디즈니에 여러 캐릭터 라인업이 있듯 라인프렌즈도 새로운 캐릭터 군단을 만들고자 했다”라며 “창의적 글로벌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과 1년간 협업하며 그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초안을 보며 캐릭터의 세계관을 함께 구축해나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BT21’에 이어 가수 왕위엔과 협업해 ‘ROY6’라는 캐릭터도 개발했는데 드라마에 OST가 발매되듯 이 캐릭터의 대표곡인 ‘Will you’ 역시 소개됐다”라며 새로운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을 설명했다. 

다른 콘텐츠로, 새로운 플랫폼으로

메신저 이모티콘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메신저 기반의 캐릭터가 더욱 견고해지기 위해서는 기존의 플랫폼에 한정해 활동할 것이 아니라 여러 플랫폼을 사용함으로써 캐릭터의 가치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창완 교수는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라는 캐릭터는 아직 메신저에만 기대는 경향이 있다”라며 “메신저 기반의 캐릭터도 웹툰이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콘텐츠와 연동해 스토리를 전개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라인프렌즈는 이런 요구를 반영해 메신저 캐릭터가 등장하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카카오 IX 관계자 역시 “이전까지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다른 콘텐츠로 많이 소개되지 않은 카카오프렌즈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구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메신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한 이미지를 오프라인에서도 이어가기 위한 노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프렌즈는 캐릭터와 실생활의 접점을 만들기 시작했다. 카카오 IX 관계자는 “‘지금까지 캐릭터로 어떤 사업을 할까’를 고민하며 제품을 만들어냈다면 현재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떻게 캐릭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까’를 고민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최근 라이언이 좋아하는 치즈볼을 브랜드화해 ‘선데이 치즈볼’을 만들었고 소비자들이 이를 소비하며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세계관에 녹아들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프로젝트는 브랜드의 지속성을 위해 특정 캐릭터뿐 아니라 국내 캐릭터 산업 전반에서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제공: 라인
사진제공: 라인프렌즈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가 선도한 이모티콘 시장은 이제 거대 자본 없이도 누구나 등록할 수 있게끔 열려있다. 이모티콘 시장에서 대중의 인기를 얻은 ‘옴팡이’나 ‘오구’와 같은 캐릭터의 팝업스토어가 열리기도 하고 다양한 캐릭터가 짧은 만화로도 재탄생한다. 만화나 게임에서 인기를 얻었던 캐릭터가 이모티콘으로 출시되는 경향도 나타난다. 김정경 팀장은 “앞으로 플랫폼의 교차와 플랫폼 간의 연계 산업을 통해 캐릭터 시장이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모티콘 시장에서 오프라인 시장으로, 오프라인 시장에서 이모티콘 시장으로의 순환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플랫폼의 다변화는 캐릭터 시장에 영향을 준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플랫폼인 유튜브 역시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김정경 팀장은 “유튜브 채널이 확대되면서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활용한 캐릭터 시장이 시작됐다”라며 “유튜버 도티와 잠뜰의 캐릭터가 들어간 문구류 등의 상품이 만들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MCN* 업계에서는 앞으로 유튜버를 브랜드화해 동영상 플랫폼에 머물러 있던 캐릭터를 오프라인 상품으로 연계하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이 아닌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디바이스에서 활약할 캐릭터도 주목할 만하다. 캐릭터를 접하는 경로에 따라 캐릭터가 발달해왔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발달이 책, TV, PC, 스마트폰으로 이어진 디바이스 혁명에 발맞췄듯이 증강현실의 상용화는 캐릭터 시장에서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 한창완 교수는 “VR, AR을 기반으로 한 활용도 높은 캐릭터들이 앞으로 등장할 것”이라며 국내 캐릭터 산업의 미래를 내다봤다. 

메신저 기반의 이모티콘 캐릭터는 국내 캐릭터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캐릭터 시장을 확장했다. 앞으로 국내 캐릭터 산업이 메신저 기반의 이모티콘 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한다면 오랜 기간 일상에 머무를 수 있을 것이다.

 

*MCN(Multi Channel Network): 여러 개의 유튜브 채널과 제휴해 제품, 프로그래밍, 자금 지원, 교차 프로모션, 파트너 관리, 디지털 저작권 관리, 수익 창출 및 판매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제공하는 조직

 

삽화: 송채은 기자 panma2000@snu.ac.kr

사진: 황보진경 사진부 차장 hbjk0305@snu.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울 2019-10-22 23:01:41
자유 대한민국 수호, 평화 대집회. 10월25일 금요일 15시-10월26일 토요일 09시.광화문 광장.국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