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징계, 교육부와 대학 사이
교원 징계, 교육부와 대학 사이
  • 박지민 기자
  • 승인 2019.10.1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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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동향 | 교육부의 교원 징계 의결요구, 왜 효과가 없을까

지난 10일(목) 서울대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학 교원 비위에 대한 교육부의 징계 의결 요구가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인천대가 교육부의 중징계 요구를 받고도 총장을 견책 처분하고, 교육부의 재심의 요구에도 솜방망이 처분을 유지했다”라며 교육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교수의 표절, 성추행, 부적절한 언행 등 비위가 연달아 드러나며 교원 징계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대학신문』은 대학이 교육부의 징계 의결요구를 무시할 수 있는 제도적 배경을 살폈다.

대학의 교원징계위원회가 교육부의 징계 의결요구 혹은 그 의도에서 벗어난 가벼운 징계를 내리는 일이 속출했다.
대학의 교원징계위원회가 교육부의 징계 의결요구 혹은 그 의도에서 벗어난 가벼운 징계를 내리는 일이 속출했다.

교육부는 심각한 비위에 감사를 시행하고 교원에 대한 징계 의결을 해당 대학의 교원징계위원회에 요구할 수 있다. 올해 교육부가 한국체대 전모 교수, 성신여대 A교수를 중징계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한 것이 그 예시다. 하지만 교육부는 국립대에 강제성을 띠되 포괄적인 의결만을, 사립대에는 구체적이지만 강제성이 결여된 의결만을 요구할 수 있다. 국립대, 사립대 각각의 교원을 징계할 근거인 「교육공무원 징계령」과 「사립학교법」의 허점이 원인이다.

징계의 종류는 중징계인 파면·해임·강등·정직과 경징계인 감봉·견책으로 다양하지만, 교육부가 국립대에 요구할 수 있는 징계 내용은 ‘중징계’ 혹은 ‘경징계’라는 큰 틀로 한정된다. 「교육공무원 징계령」 제6조 2항이 징계 의결은 중징계 또는 경징계로 구분해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법률상 맹점은 교육부로부터 파면이나 해임을 목적으로 한 중징계를 요구받은 대학이 임의로 그보다 약한 정직 처분을 내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최근 교수들의 잇따른 범법 행위로 논란이 된 전북대의 학생회 관계자는 “중징계를 요구받은 교수들의 징계 처분이 정직에 그치고 복직하는 일이 많다”라고 호소하며 “대학의 징계위원회가 단호한 결정을 내릴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알렸다.

사립대의 경우 교육부가 특정 징계를 꼬집어 요구할 수는 있지만 강제성이 따르지 않는다. 징계 처분을 결정할 권한은 임용권자인 법인에 위임되기에 교원에 대한 최종 징계는 법인의 징계위원회가 결정한다. 교육부가 높은 수준의 징계를 요구해도 법인이 소위 ‘셀프 경감’을 통해 낮은 수준의 징계를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사립학교법」 제66조의 2에 따르면 교육부는 징계 내용이 징계 사유에 비해 가볍다고 판단할 경우 학교 측에 재심의를 요구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징계 수위가 강제되지는 않는다. 국립대학법인 인천대는 사립대가 아니지만 교원 징계에 있어 「사립학교법」을 준용하고 있기에 교육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총장에게 견책에 불과한 처분을 내릴 수 있었다. 인천대 최재봉 총학생회장(건설환경공학과·15)은 「사립학교법」 준용에 따른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며 “총학생회 차원에서 자체 교원 징계규정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 역시 “셀프 경감은 사립학교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라며 “셀프 경감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개정안이 필요하고 이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학 징계위원회의 솜방망이 처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립대에 구체적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사립대에 대한 징계 의결요구의 강제성을 강화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교육부의 징계 의결요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사립대 교원에 대한 징계기준이 국립대 수준으로 강화되고 징계위원회의 역할이 규정되는 등 일부 개선이 이뤄진 것은 분명 고무적이지만, 대학의 교원징계위원회에 분노한 대학가의 요구가 온전히 실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징계위원회가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운영되는 일을 막기 위해 외부 위원 참여를 확대하거나 학생대표의 참여 혹은 참관을 허용하는 방안을 진중히 논의해야 할 것이다.

삽화: 김채영 기자 kcygag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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