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화) 오후 1시 30분경 제62대 총학생회(총학) 선거운동본부(선본) 「내일」이 사퇴하며 제62대 총학 선거가 무산됐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1시경 서울대 중앙 방송 동아리 SUB는 총학이 서강대 총학 간의 마찰 과정에서 거짓을 이야기했다는 정황과 총학이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여론몰이를 시도했다는 정황을 5일 오전 2시경 보도한 바 있다.

SUB의 1차 보도 이후 지난 4일 『대학신문』은 당시 총학 중앙집행위원회(중집) 국장 A씨를 만나 제62대 총학 선본 「내일」을 준비하던 카카오톡 그룹채팅방(단톡방)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오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제보자는 “SUB가 국장단 전원을 대상으로 취재를 하는 상황에도 「내일」은 내부자에게조차 실체적 진실을 숨기고 거짓으로 일관했다”라며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공범 내지는 부작위범이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우들 한 명 한 명이 가지는 선거권의 숭고한 가치가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제보의 이유를 밝혔다. 5일 오후 12시 30분경 당시 「내일」 선본 총학생회장 후보였던 김다민 씨(조선해양공학과·16)『대학신문』과의 통화에서 모든 내용이 사실임을 인정하면서 곧 사퇴문을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사에 언급되는 「내일」 선본 관계자의 답변은 모두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답변입니다.

제보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한 단톡방 화면이다.
제보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한 단톡방 화면이다.
제보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한 단톡방 화면이다.
제보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한 단톡방 화면이다.

지금 당장은 뭐 3순위도 안 될 듯”

지난 8월 23일 당시 부총학생회장이던 김다민 씨는 개인 자격으로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공동주최했으며, 사흘 후인 26일 서어서문학과 A교수 사건 피해자 김실비아 씨는 A교수 파면을 요구하며 행정관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다. 김실비아 씨는 권력형 성폭력 및 갑질 피해자며, 지난 5월에는 A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전체학생총회가 열렸다. (인터넷 『대학신문』 5월 28일 자) 이를 두고 당시 총학 중집 학생복지국장 이건휘 씨(건축학과·16)는 단톡방에서 김실비아 씨의 1인시위를 ‘3순위’로 두고, 조국 교수 집회에 대한 ‘맞불’이라고 표현했다. 이건휘 씨는 “선본 입장에서 대응해야 할 의제의 순위를 매긴 것 자체가 잘못이겠지만, 당시 개인적으로 가장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의제가 조국 교수 관련 집회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공식적인 선본의 입장은 아니었으나 개인적으로 1순위는 조국 관련 의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XX 빠르게 길게 써서 올라와서 좀 짜증났음”

김실비아 씨의 1인시위 관련 내용이 단톡방에서 나오던 도중, 당시 학생복지국장 이건휘 씨와 당시 소통홍보국장 추현석 씨(수리과학부·16)는 「서울대저널」의 보도를 ‘약속된 플레이’ 같다며 폄하했다. 이에 추현석 씨는 “총학 활동을 하면서 학내 언론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전달해줬으면 했는데,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은 기사화되지 않을 때 평소 실망감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에 반해 김실비아 씨의 시위는 빠르게 기사화되는 것을 보고 부정적인 감정이 투영돼서 이런 발언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다민 씨 또한 학내 언론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학생회 활동을 같이 한 주변 사람들은 학내 언론이 기성 언론처럼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에 대해 평소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라며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했던 것은 학내 언론에게 사과드린다”라고 답했다. 당시 김실비아 씨 관련 기사를 보도한 「서울대저널」 여동준 기자(경제학부·14)(현 「서울대저널」 학원부장)는 “평소와 같이 학교 내에서 일어난 일을 취재한 것”이라며 “조국 교수 집회도 빠르게 보도했는데, A교수 관련 기사를 빠르게 보도해서 짜증난다고 할 이유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저널」이 열심히 한 것에 대한 평가라고 듣고, 앞으로도 학교 안에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곧바로 취재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B 후보 등록 시켜두고 무산시킬까 고민 중” “죽었으면 좋겠음”
제보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한 단톡방 화면이다.

B 후보 등록 시켜두고 무산시킬까 고민 중” “죽었으면 좋겠음”

지난 8월 18일 김다민 씨는 단톡방에서 생협 학생위원장 선거에 특정인이 나올 예정이라 언급하며 “선거를 무산시킬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에게 “죽었으면 좋겠음” 등의 원색적인 발언을 한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생협 학생위원장 선거와 관련해 실명이 언급된 B씨는 “김다민 씨가 아닌 다른 생협 학생위원회 관계자에게 학생위원장직을 추천받기는 했다”라며 “개인 사정으로 인해 고민하다가 결국 생협 학생위원장은 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답했다. 김다민 씨는 “안 나오려는 후보를 등록시켜서 무산시키겠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라며 “무산시킨다는 표현을 쓴 것은 카카오톡상에서 편안한 사람들이라 생각해 과장했던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더불어 제60대 총학 부총학생회장이었던 박성호 씨(자유전공학부·13) 개인을 향한 원색적 비난에 대해 김다민 씨는 “박성호 씨의 생협 개혁방안 등의 방법론이나 방향성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성호 씨는 “단톡방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참여자 모두가 괜찮다고 생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라며 “제60대 총학생회 「파랑」 활동 당시에는 생각이 다르거나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매도하거나 비하하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이후 총학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안타깝고 슬프다”라고 유감을 표했다.

왜? 파업한대?”

생협 학생위원장 관련 이야기가 오가기 직전 김다민 씨가 “생협 X같네”라고 발언한 이후 이건휘 씨는 이에 “왜? 파업한대?”라고 답변했다. 당시 학생복지국장 이건휘 씨는 “파업을 한 것이 잘못됐다거나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라면서도 “총학 차원에서 기전노조 파업 당시 많은 인력을 쏟았고, 노동자의 파업이 저에게는 상시 업무가 아닌 피로감 있는 이벤트로 다가와서 그렇게 발언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학내에서는 제61대 총학을 향한 비판의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제62대 총학 선본 「내일」이 사퇴하며 드러난 여러 의혹의 책임이 당시 제61대 총학의 부총학생회장과 국장이었기에 이에 대한 사과와 책임은 제61대 총학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음대 학생회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6일 “여론조작과 거짓말로 점철된 총학생회의 총학생회장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라며 “음대 운영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총학생회장의 사퇴 전까지 불신임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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