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총장, 학생과 간담회 열어

교육, 학생 복지 등 학내 현안 논의

성적 장학금은 다음 학기부터 폐지

설명회 통해 학생 의견 들을 예정

지난 6일(수) 중앙도서관 관정관 양두석홀에서 다양성위원회 주최로 ‘총장님과 나누는 서울대 이야기’가 열렸다. 행사는 ‘사랑하는 나의 학교, 우리 학교의 발전’을 주제로 △다양성위원회 홍기선 위원장(영어영문학과)의 개회사 △오 총장의 인사말 △오 총장과 학생패널 4인의 토론 △오 총장과 학생 청중 간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당초 참석 예정이던 도정근 총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15)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안건에 대한 사전 조율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세정 총장은 인사말에서 △연구 능력 향상 △학생 복지 증진 △서울대의 교육목표로서 공공성 확보를 임기 내 목표로 제시했다. 이후 대학원총학생회 홍지수 사무총장(치의학과 석·박사통합과정·05)이 사회를 맡아 오 총장과 학생패널 간 토론이 이뤄졌다. 이집트 출신의 카림 카릴(기계항공공학부·18) 씨가 외국인으로서 장학금 신청에 관한 어려움을 호소하자 오 총장은 “장학금의 국적제한을 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지호(영어영문학과 석사과정·18) 씨는 학과 커리큘럼의 제한이나 타과 수강신청의 어려움 등으로 학내에서 학문 간 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총장은 “학생들의 수요가 많은 수업은 강사·교수 배정 및 재정 지원을 늘려 확충하겠다”라며 “성적 제한으로 복수전공 부전공을 신청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좀 더 편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넓히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패널 토론 이후로는 오세정 총장과 학생 청중 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평의원회에서 어느 하나의 구성단위가 전체 평의원 수의 절반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서울대법) 개정에 대비한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오 총장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전 이미 평의원회 내부에서 학생을 포함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총장은 복지와 관련해서는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함을 인정하면서도 “학사나 교육체제와 같이 전문성이 중요한 영역에도 구성 비율을 강제하는 것은 과잉 규제일 여지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되는 ‘교내 성적 장학금 폐지’에 관한 질의에 오세정 총장은 “현재 개편하고자 하는 것은 전체 장학금 중 3분의 1인 교내장학금이며 그중에서도 약 40%인 성적위주 장학금”이라며 나머지 3분의 2에 해당하는 교외장학금에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오 총장은 “교내장학금이 조금 더 필요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소득위주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소득분위 외에도 개인 가족 상황을 파악하는 등 세부 사항은 앞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말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서는 교내장학금 중 재학생 성적 장학금의 지급을 중단하는 대신 소득 8분위 이하 학생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며 이에 더해 기존 생활비 장학금을 증액하는 내용의 장학금 개편안이 공유됐다. 이에 본부는 해당 문서가 지난 7월 장학실무위원회에서 논의하기 위한 예시로 사용됐을 뿐 확정된 사실이 아니며, 유출 경위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본부에 따르면 교내 성적 장학금 폐지는 2020년 1학기부터 시행되는 방향으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상태다. 정효지 학생처장(보건학과)은 “장학금 개편을 두고 세부 내용에 관해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교내 성적 장학금은 다음 학기부터 폐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항은 앞으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성적 장학금 폐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작 학생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정 학생처장은 “유출 문서를 학생 사회에서 지나치게 확대해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설명회를 열어 학생들에게 변화되는 장학금 제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박소윤 기자 evepark0044@snu.ac.kr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