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래와 동아시아 발전 방향을 고민하다

최근 한국사회의 이슈들은 크게 두 범주로 묶을 수 있다. 대부분 사안이  ‘북핵문제, 독도문제 등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긴장’과, ‘빈부 양극화, 개혁을 둘러싼 이분법적 분열’이라는 맥락 속에서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는 구조적인 관점에서 진단해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한국사회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인 셈이다.

이번 『창작과 비평』 봄호 특집에서는 동아시아 질서의 변화에 대응하는 한국 사회의 전략을 모색하는 좌담을 준비했다. 이는 동아시아 평화구축과 남한 내부의 개혁, 두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연중기획의 첫 번째 내용이다. 김종엽 교수(한신대ㆍ사회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는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 정태인 청와대 대통령 비서관, 한홍구 교수(성공회대ㆍ교양학부)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국제정세에 대해 지역 냉전구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현 상태의 지속을 기대하는 것이 지나친 낙관이라는 데 동의한다.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을 통해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이 가교역할을 통해 협력을 이끌어낸다면 발언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실용주의를 견지할 때, 강소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87년 체제’라 명명한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정치적인 민주화는 이뤘지만 사회ㆍ경제적 측면에서는 진통을 겪는 현 상황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기업 육성 등을 골자로 하는 신자유주의적 해법 등에서는 시각차를 보였지만,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치적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의견을 함께 했다.

한편 이남주 교수(성공회대ㆍ중국학과)는 「동아시아 협력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에서 동아시아는 ‘국민국갗라는 단위를 유지할지, 넘어설지 고민하고 있다고 현 상태를 파악했다. 그는 대안으로 패권질서, 다자간 안보협력 등의 모델을 검토했다.

또, 이일영 교수(한신대ㆍ국제학부)는 「새로운 한반도 경제체제의 구상」에서 남[]북한에 적합한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나아가 남북-동북아 경제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한에는 ‘독립형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지역거점 전략’이, 북한에는 ‘시장지향형 경영체 창설을 위한 특구 전략’이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충고했다.

그리고, 와다하루끼 교수(도쿄대ㆍ역사)는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과 역사문제」에서 각국의 역사인식을 조정하고 상호 이해를 높이면서 아세안(ASEAN), 한중일로 구성된 ‘동아시아 공동체’와 한중일에 미국을 포함하는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미있는 내용이었지만 큰 두 주제를 한번에 논의하기보다는 두 개의 좌담으로 구성했을 때 더 깊이있는 논의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번 호를 시작으로 올해 내내 진행될 기획에서 그 내용이 더 구체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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