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자연대 송영민 학생회장, 음대 조수황 학생회장.

지난 12일(화)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직무대행 2019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회의) 의장단을 만났다. 이번 연석회의에서는 자연대 송영민 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17)과 음대 조수황 학생회장(국악과·16)이 각각 의장과 부의장직을 맡는다. 도정근 전 총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15)의 사퇴로 산적해 있는 학생사회의 업무를 남은 약 3주간의 임기 동안 어떤 방향으로 이행해낼지 답변을 들어봤다.

◇2019 연석회의 의장과 부의장을 맡게 된 소회를 밝히자면.

송영민(송): 저번 총학생회운영위원회(총운위) 회의 도중 제61대 총학생회장 도정근 씨가 총학생회장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연석회의 의장과 부의장을 누가 맡을지 그 자리에서 논의했으며, 스스로 의장직에 지원해 의장을 맡게 됐다. 제61대 총학생회(총학) 「내일」은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많은 업적을 이뤄냈고 많은 학생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그들은 학생회의 기본을 무너뜨리며 학생들의 신뢰를 잃고 사퇴했다. 최근 일 잘하는 총학이 많지 않았는데, 「내일」은 그것을 해냈다. 그러나 신뢰를 저버린 총학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연석회의 의장 재임 기간에는 총학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고 상시적인 업무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조수황(조): 3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총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이번 일련의 사태에 책임의식을 느껴 부의장직을 맡게 됐다. 사태의 발발에 있어 총운위 차원의 책임도 회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총학뿐만 아니라 학생회 자체에 대해 무너진 신뢰와 학생들이 실망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한다. 덧붙여 총학의 상시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부의장에 자원하게 됐다. 

◇총학생회장이 사퇴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송: 도정근 전 총학생회장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책임을 지려 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사퇴를 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사퇴 전 공직자 윤리규정 조항을 작성하고 장학제도 개편 대응을 위한 성적 장학금 특별위원회(특위)를 꾸린 이후 학생 대표들과 함께 자신의 거취를 논의하고 사퇴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계속해서 의논하는 모습을 봤을 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책임은 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한 총학생회장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이 일하는 이들의 언행은 총책임자로서 본인이 짊어져야 하는 책무며, 사퇴라는 행위를 통해 총학생회장이 과오를 인정하고 책임을 짊어진 것이다. 그가 문제 해결을 위해 공직자 윤리규정과 같은 안을 만들어 총운위에 가지고 온 것은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지금은 총학생회장이 도의적 책임을 질 때다. 과/반 학생회장, 단과대 회장, 그리고 총학생회장단은 그 직위에 요구되는 도덕성의 크기나 책임감의 수위가 다르다. 이를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총학생회장이 ‘내가 지금 사퇴하는 것이 맞겠다’라고 판단한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는 일반 학생들이 평가해줄 것이다.

◇언급한 업무 정상화란 무엇인가?

조: ‘업무 정상화’라는 말은 많은 뜻을 내포한다. 총학의 업무는 상시업무와 현재 벌어지는 사태에 대한 수습 및 후속 조치다. 총학의 상시업무라 하면 학생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의제들에 대응하는 것이다. 추가로 신뢰 회복 차원에서 총학 평가 포럼 개최를 통해 이전 총학 평가를 할 예정이다. 이를 완수해야만 이번 사태가 학생자치의 좋은 선례가 되리라 생각한다. 덧붙여 3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이거 하겠다 저거 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학생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성적 장학금 문제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낼 예정인가?

송: 현재 성적 장학금 특위가 꾸려진 상태다. 위원으로는 본인을 포함한 인문대, 사회대, 사범대 학생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곧 열릴 장학금 제도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여기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청회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다. 설문조사 계획 자체는 이전 총운위에서 합의됐던 바고 공대 임지현 학생회장(화학생물공학부·16)이 대표로 초안을 작성할 예정이다.

조: 지난 시흥캠 실시 협약 체결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 성적 장학금 문제도 그렇고 핵심은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성적 장학금 문제는 학생들한테 직접 영향이 있기 때문에 본부의 통보성 결정은 굉장히 유감스럽다. 특위는 학내 구성원에게 특위가 제시한 안이 왜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지 설명해 지지를 얻어야 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본부에 전달해야 할 것이다. 

◇약 3주라는 임기 동안 무엇을 핵심 의제로 설정해 다룰 것인가?

송: 성적 장학금 문제는 특위가 있기 때문에 이전 총학 평가가 연석회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 지금 상황에서 핵심 의제는 두 가지다. 첫째는 전대 총학의 평가를 통한 학생사회의 전반적인 신뢰 회복이고, 둘째는 성적 장학금 문제다. 성적 장학금과 같이 난무해있는 학생사회의 주요 의제들이 임기 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맡겨진 책무를 다하겠다.

◇내년 보궐선거로 선출될 총학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송: 「내일」 총학이 여러 논란으로 인해 사퇴한 상황이지만 총학이 이뤄왔던 업적들과 새롭게 정립한 기치는 굉장히 혁신적이고 대단했다고 본다. 만약 내년 3월에 제62대 총학이 선출된다면, 기본을 지키면서 학생들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총학이 되기를 바란다.

조: 이번 연석회의는 지난 제56대 총학생회장 사퇴 이후 5년 만에 조직된 것으로 알고 있다. 5년 동안 수많은 대표자와 일반 학생들의 땀과 노력이 집합된 결정체가 학생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서 학생대표자에 대한 신뢰가 상당 부분 훼손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차기 연석회의나 보궐선거로 선출될 새로운 총학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이만큼 책임이 막중한 자리구나’라는 것을 느끼길 바란다.

사진: 손유빈 기자  yu_bin0726@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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