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 한 달 만에 신문이 나왔네요. 11월 11일 자 『대학신문』 말입니다. 

김군, 그새 많은 일이 일어났네요. 제목만 훑어도 숨 가쁩니다. 갈피 잡기 쉽지 않은 학생회 선거 상황과 서울대 교수조합 창립 소식이 1면입니다. 성적 장학금 폐지 문제를 제목으로 뽑은, 총장과 학생의 대화, 그리고 평의원회 신임 의장 선출 인터뷰, 이렇게 2면입니다. 

한 장 넘겨 3면은 지난 일주일 동안 있었던 현 총학생회 관련 논란에 집중했고, 한 장 더 넘어가니 이번에는 총학생회 20년 역사를 8~9면 전체 펼침 기사로 꾸렸네요. 그 밖의 여러 면에서도 기자 칼럼(미네르바의 부엉이), 취재수첩, 독자 투고(신문고)까지 학생회 이야기로 한결같습니다. 정말 이번 호는 학생회 종합선물세트군요. 

어떻습니까, 김군. 총학생회, 그렇게 말도 탈도 많은가요? 김군도 잘 모른다고요? 그래도 학생 사이 입소문도 있고, 포털 뉴스, 게시판, 유튜브, 그리고 ‘에타’로 저보다는 훨씬 잘 알잖아요? 아하! 포털 뉴스나 인터넷 게시판은 소식이 ‘줄줄이 사탕’이지만 전체 흐름을 한눈에 보긴 어렵다는 김군의 말, 정말 동의합니다. 

사실 신문을 보는 사람이 큰 흐름을 잘 잡아내는 편이죠. SNS는 고구마 줄기 같아요. 한 가지 뉴스나 화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묘미는 있지만, 한 번 흐름을 놓치면 오리무중입니다. 오죽하면 이슈 복습하기 글이 올라오겠어요? 한마디로 뉴스가 폭포가 아니라 동아줄처럼 쏟아집니다. 처음도 끝도 없이. 중요한 것과 소소한 것의 구별도 없이. 

그래서 신문을 봅니다. 특히 『대학신문』을 봅니다. 우리 대학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시작과 끝, 안과 밖, 주요와 부차를 가릴 수 있게 해줍니다. 이번 호만 하더라도 학내 동향을 한 손에 잡아낸 기분입니다. 학교 안팎을 달구고 있는 학생회 문제, 장학금 정책 변경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우려, 학내 의사 결성에 다양한 구성원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 등등. 결국 의사결정 구조가 핵심이군요. 왜 총학생회 특집처럼 기획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아, 4면 하단 기사도 관심이 갔습니다. 난민이자 인권활동가의 강연 소식입니다. 글을 읽고 나니 김군을 비롯한 학부생들과 조금 더 가까워진 듯합니다. 김군이 소수자 문제에 큰 관심이 있다는 말을 기억해서입니다. 노들야학 봉사 현장에 만난 장애인 이야기를 ‘관계’라는 관점에서 풀어준 14면 칼럼 ‘아크로의 시선’도 좋았습니다. 장애는 장애 그 자체뿐 아니라 그로 인해 주어지는 왜곡된 관계가 더 문제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고 기억합니다. “장애라는 특성 중 일부는 차별과 배제의 결과”라는 마지막 구절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하지만 김군.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있더군요. 이번 호는 총학생회 특집이나 다를 바 없다고 했지만, 대문(1면)만 보아서는 총학생회가 어떻다는 것인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네요. 온라인에서 ‘「내일」 선본 단톡방 발언’ 기사를 읽고서야 겨우 실마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1면 머리기사를 사진으로 대체한 것이더군요. 꼭 그렇게 암묵적인 방식으로 처리해야 했을지, 알쏭달쏭합니다. 

어쨌든 김군. 저 역시 “요즘 누가 신문 보나요?”하고 말하곤 하지만, 우리 신문만큼은 꼭 보려고 노력합니다. 김군도 일단 펼쳐 보세요. 다음부터는 김군이 나서서 답해주겠지요. “바로 내가 본답니다”

차익종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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