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의 꽃은 학점, 연애, 동아리 이 세 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중에서 학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학점을 신경 쓰지 않고 학교생활을 즐기는 몇몇 대학생도 있지만, 많은 대학생은 학점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학점이 낮은 것보다 높은 것이 더 좋다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학점을 잘 받으려는 경쟁은 치열하다. 특히 서울대는 공부를 어느 정도 잘한 학생들을 모아놓은 곳이기 때문에 학점을 잘 맞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은 학점을 잘 준다는 소위 ‘꿀강의’를 찾아 듣기도 하고 학점이 잘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과목은 드랍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동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점을 잘 받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과목이 있다.

바로 외국어 과목이다. 서울대 졸업 이수 조건 중 하나는 외국어 과목을 두 개 이상 수강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서울대 학생들은 외국어 강의를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한다. 외국어 수업을 수강할 때 몇몇 과목들은 공인 인증 어학 시험 점수에 따라서 수강해야 하는 과목이 달라지는 수업도 있고, 고등학교 때 외국어 수업을 12단위 이상 들었거나, 수능에서 해당 제2외국어 시험을 치른 학생은 특정 외국어 강의를 수강하지 못하게 해 강의 이해도에 대한 편차가 발생하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외국어 강의는 간단한 문법과 회화 위주의 강의이기 때문에 수강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편차가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외국어 강의에서 학점을 잘 맞는 것은 다른 과목들에 비해 어렵다. 기초교육원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대학영어 2, 고급영어, 초급 외국어 2, 중급 외국어, 고급 외국어 강의를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하지만 아직 학부생 대부분이 듣는 대학영어 1, 초급 외국어 1 수업의 경우 상대평가로 진행되고 있다. 나는 많은 어휘를 배우고 다양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 중급, 고급 단계보다도 초급 수준의 외국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우선 대학영어 1, 초급 외국어에서 기초 수준의 외국어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초급 수업에서는 복잡한 문법을 가르치지 않고 간단한 문법을 가지고 그리 복잡하지 않은 문장을 구사할 수 있을 정도의 회화를 가르친다. 이 때문에 수강생들 사이에서 점수 편차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몇 문제 차이로 학점이 달라진다.

또한 최근 총학생회의 공약 중에서도 초급 외국어 수업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약이 있었고, 기초교육원장단 역시 외국어 수업을 절대 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가 있었다. 

필자는 많은 학생이 강의를 선택할 때 자신의 흥미보다는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강의를 수강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외국어 수업이라도 절대평가로 전환해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를 수강하고, 학점을 받는데 많은 부담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국원호

간호학과·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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