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는 사회 속의 '대안학교'
대안 없는 사회 속의 '대안학교'
  • 정인화 기자
  • 승인 2019.11.1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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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대안학교’를 숲속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학교, 일반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학교 혹은 정치인 자제가 다니는 귀족학교 같이 단편적인 이미지들로 이해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인 편견과 무관심에 가려져 대안학교는 인식적·제도적으로 차별당하고 소외되고 있다. 기존 교육이 가지는 폐해를 극복하고 대안적인 사회를 모색하려는 시도가 현실의 벽에 막혀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대학신문』은 대안학교가 추구해온 교육이 무엇이고, 대안학교 학생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그리고 최근의 대안학교 법제화 바람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봤다.

 

 

 

 

대안교육은 기성 교육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대안교육은 ‘대안’을 무엇이라 정의하냐에 따라 그 내용이 다양하지만, 대안교육이 공유하는 특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대안교육은 교사와 학생 간의 수평적 관계와 학습자의 자율성을 지향한다. 대안교육은 대부분 ‘대안학교’라는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교육이 반드시 학교라는 틀 안에 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대안학교는 삶이 곧 교육이라는 철학 아래 지역공동체나 자연과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고 학생들의 생생한 경험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국내 대안교육은 1970년대부터 싹트기 시작했다. 1970년대 서양에서는 한창 대안학교 실험이 활성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정치적 억압으로 실험적 시도를 할 만한 여유가 부족해 그런 흐름에서 동떨어져 있었다. 그럼에도 공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은 쌓이고 있었고 야학, 시민교육학교, 공동육아운동 등의 모습으로 나타난 초기 대안교육은 1980~90년대 설립되는 대안학교들의 시작점이 됐다. 제천 간디학교 이병곤 교장은 “1990년대 초 경쟁 위주 교육, 국가가 독점하는 교육, 체벌과 훈육 위주 교육에 반대하는 새로운 교육이 대안학교의 시작”이라고 밝히며 대안교육에 대한 열망이 높았던 당시 사회에서 대안학교가 만들어진 것은 필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안학교의 설립은 흐릿한 이미지로만 존재하던 대안교육에 실체를 부여했다. 최초의 대안학교인 영산성지고등학교는 일반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포용한다는 교육 목표로 설립부터 관심을 받았다. 1997년 세워진 간디 청소년 학교는 인성 교육과 학생·교사·학부모의 협력을 강조하며 대안학교가 알려지는 데 기여했다. 연이은 대안학교의 등장에 자극을 받은 정부는 1998년 간디학교를 포함한 6개교를 인가하고 특성화학교로 지정하는 법제화 정책을 시행했다. 특성화학교로 지정된 대안학교는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일부 포기하는 대가로 법률상 공식 학교 지위를 인정받고 정부로부터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후 정부는 2005년 「초·중등교육법」 제60조 3항을 신설해 대안학교의 형태, 교원 수, 교육과정 등에 대한 자율성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대안학교를 외국인학교, 직업학교 등이 포함된 각종 학교로 포섭하려 했다. 이로써 대안교육 분야 특성화학교와 각종 학교로서의 대안학교가 정부의 인가를 받아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됐다.

이런 인가 대안학교는 일반학교와 동일하게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정부로부터 일정한 지원금을 받지만, 교육 과정 편성의 자율성이 부분적으로 제약된다. 반면 인가를 받지 않은 대안학교(비인가 대안학교)는 공식적으로 ‘대안교육 시설’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야 하며 학생들은 검정고시 시험에 응시해야만 학력을 취득할 수 있다. 대신 비인가 대안학교는 교육과정을 완전히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기에 많은 대안학교들이 의도적으로 인가를 받지 않기도 한다. 흔히 대안교육을 제공하는 모든 기관과 시설을 대안학교라 통칭하지만 대안학교의 정확한 명칭은 학교의 인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2010년대 들어 대안교육 운동은 점차 제도권 안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야학은 대안교육으로서의 성격을 잃어버리며 현재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기관으로 굳어졌고, 대안교육은 사실상 대안학교의 틀 안에 한정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의 지원을 일절 받지 못했던 비인가 대안학교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가 급식비나 교사 임금 등을 부분적으로 지원하게 됐다. 김성기 교수(협신대 교육대학원)는 “과거 대안교육 운동은 제도권 바깥의 움직임을 지칭했지만 현재는 상당 부분 제도 안에서 이뤄지는 운동으로 변화했다”라고 설명했다.

 

 

 

 

금산 간디중학교, 가을걷이. 사진제공: 금산 간디중학교
금산 간디중학교, 가을걷이. 사진제공: 금산 간디중학교

공교육 제도에 대한 비판적 의식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안학교로 향하는 가장 큰 이유다. 입시 중심의 현행 교육으로는 학생들이 다양한 기질과 욕구를 인정받으며 주체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녀를 성미산학교에 보낸 조은수 씨(62)는 “한국 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아이가 암기 위주 교육보다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교육을 받기를 원했다”라고 대안학교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듯 학업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학교 밖 청소년’은 다양한 이유로 대안학교에 진학한다. 오히려 대안학교 학생들은 학업에 높은 의욕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지리산고 학생 한신민 씨(19)는 “수업이 끝나기 10분 전에 그날 배운 내용을 학생들이 정리해서 발표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다”라고 이야기하며 “학생들이 매우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대안학교는 공교육을 거부한 학교 밖 청소년에게 보편적 교육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기회로서 기능한다.

특히 대안학교는 학생을 대상으로 일률적인 교육을 진행하기보다 학생들이 개인의 적성과 재능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시도하도록 독려한다. 비인가 대안학교는 교육과정 편성에 완전한 자율성을 가지며 법정 대안학교도 약간의 제약은 있으나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교육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 그에 따라 대안학교는 각 학교의 교육 철학에 맞춰 특색 있는 수업과 활동을 학생에게 제공하며 맞춤형 교육을 실천할 수 있다. 한빛고 졸업생 이용우 씨(23)는 “철학, 문예창작, 생태 과목 등이 정규 과목으로 편성돼 있어 비판력과 논리력, 공감 능력과 같은 소질을 계발할 수 있었다”라고 재학 당시를 돌이키며 특히 “철학 소모임에 참여한 경험으로 철학과를 지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교육에서는 대안학교 교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안학교 교사는 ‘가르치는’ 주체가 아닌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는 인생의 선배자 안내자로서 학생들과 수평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일례로 대안학교 학생들은 교사를 ‘선생님’이라는 호칭보다는 ‘사슴쌤’ ‘코끼리쌤’ 같은 별명이나 ‘인도자’ ‘선배’ 등 다양한 호칭으로 부른다. 이병곤 교장은 “단순히 교사가 사랑을 베풀고 아이들이 잘 따른다고 학생과 교사의 관계가 제대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 동등한 권한을 갖는 게 중요하다”라며 “교사와의 대등한 대화가 어려운 일반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가 본질적으로 권력 관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산청 간디학교 학생 이다빈 씨(19)는 “뒤늦은 사춘기를 겪을 때 간디학교 선생님들이 재촉하지 않고 지켜봐준 덕분에 스스로의 감정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었다”라며 “일반학교에서 사춘기가 왔다면 이를 견디지 못했거나 공부를 하다 사춘기가 온 줄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와의 수평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대안학교 학생들은 학교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체험학습 활동과 같은 대부분의 활동을 주도한다. 교칙을 수정하거나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할 때 학생들은 교사나 학부모와 동등한 권한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한다. 이용우 씨는 교내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학생, 교사, 학부모가 모여 해결책을 논의하는 ‘식구 총회’의 사례를 소개하며 “학생들이 학교를 함께 이끈다는 점이 대안학교의 가장 큰 특징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대안학교를 향한 차별적 시선=제각각의 이유로 일반학교를 떠난 학교 밖 청소년들이 대안학교를 진학하는 데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대안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그들에게는 대안학교 학생이라는 사실이 일종의 꼬리표로 따라붙기 때문이다. 대안학교를 ‘문제아 수용소’나 ‘학교 부적응자를 위한 시설’로 취급하는 시선이 사회에 만연하고, 비싼 학비 때문에 대안학교를 ‘귀족학교’로 바라보거나 일부 사례를 바탕으로 ‘변종 종교 집단’처럼 취급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대안학교 학생과 학부모에게 내려온 교육청의 지침도 그들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대안학교 학생들은 의무취학유예신청을 위해 학부모와 함께 원적 학교에 출두해 평가를 받으라는 공문을 주기적으로 받는다. 이병곤 교장은 “이때 학생들과 학부모는 마치 큰 죄를 저지른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했다”라며 “교육에서 선택의 자유를 찾아 대안학교에 진학한 것 뿐인데 정부는 대안학교 학생들을 일탈자처럼 취급한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실태는 대안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선뜻 진학을 결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대안학교에 대한 부족한 정보=사회적 편견을 감수하고 진학 여부를 결정한 이후에는 부족한 정보 사이에서 진학할 학교를 찾아야 한다. 각 대안학교의 특성에 대한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가치관에 따라 산청 간디학교에 진학했다”라고 밝힌 이다빈 씨를 비롯해 취재에 응한 모든 학생들은 대안학교 진학을 결정하는 데 학부모의 의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으며, 학부모는 대부분 지인을 통해 대안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고 답했다. 이는 대안학교의 정확한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정부로부터 학생과 학부모가 정보를 얻거나 도움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 기인한다. 그렇다고 대안학교에 대해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다른 통로가 특별히 마련돼 있는 것도 아니다. ‘대안교육연대’나 대안교육 잡지를 발간하는 ‘민들레 출판사’ 사이트에서도 개별 대안학교 사례들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대안교육 운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도 대안학교들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가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학부모들은 대안학교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구하는 실정이며, 진학에 있어 학부모의 판단에 의존하는 학생들의 선택의 폭은 자연스럽게 좁아지게 된다.

◇대안학교의 재정적 문제=정부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거의 받지 않는 비인가 대안학교에서는 재정 문제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안학교가 별도의 재단을 두지 않는 이상 교사 임금, 시설 관리 비용, 급식비 등의 학교 운영 기금은 전적으로 학생들이 부담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안학교 학생들은 몇천만 원대까지 올라가는 출자금과 함께 일반학교보다 월등히 비싼 학비를 감당해야만 한다. 특히 설립 초기에는 건설비 등 학교 기반을 마련하는 비용까지 학생들의 가정에 전가되기도 한다. 조은수 씨(62)는 “자녀가 대안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고급 사립학교 수준의 학비를 내야 했다”라며 그로 인해 “대안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학생 층이 한정돼 학교 문화의 다양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안학교의 금전적 문제는 학생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비인가 대안학교들은 건설 단계부터 자금난에 시달리기에 일반학교와 비슷한 수준의 시설을 갖추기 매우 어렵다. 학교 소유의 시설이나 부지를 갖춘 대안학교도 많지 않으며 이다빈 씨는 “인가를 받기 전에 학교가 지어졌기 때문에 오래된 건물이 많고 시설도 열악하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불어 대안학교가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교육과정의 질을 높이는 데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비인가 대안학교 교사들은 부족한 재정을 확보하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하게 되며 어떤 사업에 대한 지원금을 따느냐에 따라 교육과정이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안학교 학생들이 겪는 진학·진로 준비의 어려움=안정적으로 진로와 진학을 준비하기에 대안학교의 환경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용우 씨는 “갑자기 자유가 주어지다 보니까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았다”라며 면학 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조은수 씨는 대학 진학에 회의적인 학교의 분위기 때문에 학업에 열정이 있는 학생들까지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며 “지나치게 대학 진학을 배척하는 것도 획일적인 사고방식일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비인가형 대안학교 학생들은 인가형 대안학교보다 진로와 진학을 준비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인가형 대안학교인 지리산고에 재학 중인 한신민 씨는 학생 수가 적고 교사와의 관계가 긴밀하기 때문에 진학 준비가 더욱 수월했다며 “입학 전에 걱정했던 것과 달리 선생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진학에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반면 비인가 대안학교 학생들은 전체 수업 일수의 2/3를 들으면 자동으로 학력이 인정되는 일반학교나 인가형 대안학교와 다르게 검정고시를 응시해야 하는 추가적인 부담을 진다. 나아가 많은 수의 비인가 대안학교들이 정식 교육과정과 동떨어진 수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진학을 위해서는 학생 개인의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산청 간디학교 이다예 씨(25)는 “주변 학생들의 80% 정도가 재수를 해서 대학에 진학해야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대부분의 대안학교가 시골에 위치한 데다가 많은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학원이나 기관의 도움을 받기 힘들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다빈 씨는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생활에 할애하다 보니 학교 밖에서 별도로 진학을 준비할 여력이 없다”라며 학생들의 진학과 진로 준비를 돕기 위한 학교의 추가적인 노력을 요구했다.

 

 

 

 

대안학교를 법의 울타리 안으로 끌어안으려는 시도는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뤄졌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는 80여 개에 불과한 데 비해 비인가 대안학교는 300개 가까이 있을 것이라 추정된다. 이병곤 교장은 대안학교 법제화 시도가 계속 좌절되는 이유가 “인가를 받기 위해 대안학교가 갖춰야 할 요건이 과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법제화가 대안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비인가 대안학교를 제도권 밖에 방치하는 것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지적 역시 꾸준히 제기됐다. 현행법상 인가를 받지 않은 대안교육시설은 모두 불법이며 「초중등교육법」 제67조에 따라 대안학교를 학교의 형태로 설립하고 운영하는 주체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오랫동안 이 법률에 따라 처벌받는 사람이 전무했기 때문에 이 법률은 사문화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작년부터 광주 지혜학교와 같이 비인가 대안학교를 운영한 혐의로 지방정부에 의해 고소를 당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안학교 학생들이 정부의 방치 아래 심각한 학대나 일탈적 교육에 노출돼 있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보고된다. 지난달 27일 경남 하동군에 위치한 기숙형 대안학교에서 교장이 십여 명의 학생들을 목검이나 회초리 등으로 구타, 학대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대표 발의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대안교육에 관한 법률안」(대안학교법안)은 대안학교 법제화가 어려운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이 반영돼 있다. 대안학교를 법제화하는 법안들이 그동안 주기적으로 발의됐지만 대안학교의 반대에 부딪히거나 무관심 속에 유야무야되는 등 통과되지 못했다. 대안학교법안은 대안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설정하거나 인가를 주기보다는, 대안학교들이 비인가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정부에 교육 시설을 신고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는 매년 5만여 명씩 발생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어디로 향하고 어떤 교육을 받는지 파악하고, 사실상 방치됐던 학교 밖 청소년에게 최소한의 울타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비인가 대안학교들은 공식적으로 ‘대안학교’의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학생들은 일반학교를 다니지 않음으로써 지불해야 했던 교육비 부가가치세 등을 낼 필요가 없어지는 등 기존의 불이익이 개선될 수 있다. 이병곤 교장은 대안학교법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 법률안이 통과된다면 충분히 학교를 등록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대안학교를 어느 수준까지 법제화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여러 기대와 우려가 섞여 의견이 상당히 갈린다. 대안학교법안은 대안학교 등록을 제안할 뿐 제도적 지원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대신 박찬대 의원은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같이 대안학교의 재정을 지원할 수 있는 추가적인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이를 두고 강대중 교수(교육학과)는 “대안학교 법제화는 양날의 검”이라며 “대안학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대안학교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대안교육 운동의 생명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경제적인 지원을 실시할 경우 대안학교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관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법제화가 대안학교의 특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성기 교수는 대안학교 법제화가 엄격한 심사 없이 학력을 인정해주거나 인가를 주는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 “대안학교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는 시설들까지 학교로 인정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교재비나 교복 구입비, 급식비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도 “교사들의 실력이나 교육 과정, 재정 등을 평가하는 등 대안학교에 대한 엄격한 여과 장치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국내 입시제도나 중·고등학교 교육 제도에 대한 관심은 항상 뜨겁다. 이에 현 교육 제도의 대안적 모델로서 선진국의 교육 시스템을 참고하려는 시도는 항상 있었지만, 국내 사례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최근 혁신학교, 대안학교를 통해 다양한 교육 철학과 커리큘럼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그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나 사회적 공감대는 미비한 수준이다. 대안학교는 학습자의 자율성과 교사와 학생 간의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증진하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닌 교육 모델이다. 대안학교 교육 모델을 어떻게 보완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삽화: 홍해인 기자 hsea97@snu.ac.kr 김채영 기자 kcygaga@snu.ac.kr

레이아웃: 황지연 기자 ellie0519@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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