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화) 셔틀버스 줄에서 대학노조, 비서공, 연석회의가 생협 학생시장 운영 시간 단축 반대 서명 운동에 동참할 것을 학생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지난 19일(화) 셔틀버스 줄에서 대학노조, 비서공, 연석회의가 생협 학생시장 운영 시간 단축 반대 서명 운동에 동참할 것을 학생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지난 14일(목)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대학노조)와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생활협동조합(생협)이 학생회관 및 동원관 식당의 운영 시간을 단축하고 노동자 임금을 삭감한 것에 항의했다. 이들은 식당 운영 시간 단축 결정을 철회하고 보상 휴가제*의 강요와 그로 인한 임금 조정을 중단할 것을 생협에 요구했다. 대학노조 이창수 부지부장은 “식당 운영 시간을 단축하는 생협의 결정은 노동자의 생존권과 학생 복지를 모두 희생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라고 비판했다.

식당 운영 시간 단축에 대해 노동자 측은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대학노조 이창수 부지부장은 “지난 9월 30일 대학노조와 생협의 협상 결과로 인상된 임금을 생협이 도로 빼앗고 있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동원관 석식 제공 중단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연장 근로 수당을 받을 수 없게 됐다”라며 “생협 사측은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일부터 학생회관 식당의 중식 마감은 기존 오후 4시에서 3시로, 석식 마감은 오후 7시 30분에서 7시로 단축됐으며 동원관 식당은 석식 제공이 중단됐다. 또한 그는 “시간 외 추가 근로할 경우 추가 임금 지급 혹은 유급 휴가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생협 사측이 노동자에게 유급 휴가를 강요하며 임금을 삭감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생협 사측은 식당 운영 시간 단축이 노동자 휴게 공간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생협 사무처 관계자는 “대학노조 소속 생협 노동자들의 파업 이후 노동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라며 “휴게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식자재 보관 창고를 축소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식당 운영 시간을 단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주 52시간 근로제가 실시되면 많은 인력이 추가돼야 한다”라며 내년부터 시행될 주 52시간 근로제가 식당 운영 시간 단축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생협 사측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려 한다는 대학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생협 사무처 관계자는 “식당 운영 시간과 근로자들의 노동 시간 단축 및 그로 인한 임금 조정은 근로자의 요구와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하는 정부의 규제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며 “연장 근로 시간이 줄어든 것을 임금이 ‘삭감’됐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3일부터 대학노조와 비서공, ‘2019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는 생협 학생식당 운영 시간 단축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비서공 이시헌 집행부원(자유전공학부·15)은 “서명운동 참여 인원은 19일 기준 800명을 돌파했다”라며 “각 식당에 대자보를 부착하고 구성원들의 서명을 독려하는 메일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생협 노사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오늘(25일) 교섭이 예정돼 있다.

*보상 휴가제: 「근로기준법」 제57조에 따른 제도로, 연장·야간·휴일 근로 시에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유급 휴가를 부여하는 제도

사진: 박소윤 기자 evepark0044@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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