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교육은 지리학과 다르죠
지리교육은 지리학과 다르죠
  • 신원
  • 승인 2020.02.2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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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교수 인터뷰 | 정년을 맞이한 교수들의 회고와 후학에게 전하는 말
박병익 교수(지리교육과)
박병익 교수(지리교육과)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새해 벽두, 지난 세월을 뒤로하고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박병익 교수(지리교육과)를 만났다. 사범대 건물이 최근 새 단장을 하고 있어 10동으로 옮긴 임시 사무실에서 박 교수를 볼 수 있었다. 혼잡한 사무실에 들어서자 빼곡하게 쌓인 책 더미가 먼저 보였다. “1년만 있으면 떠나는 사람이라 이곳을 사무실로 준 것 같다”라는 그의 말에서 40년을 이어온 교직 생활의 끝을 예감할 수 있었다. 각종 책과 서류 뭉치의 무게 속에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좁은 방은 정년을 기다리는 교수의 지난 삶과 마무리되지 않은 그의 학문 세계를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Q. 본인만의 교육 철학이 있는가? 

A. 모든 학생이 빠짐없이 배워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수업을 비 뿌리는 것에 비유한다. 어떤 학생은 큰 양동이에 비를 받고, 어떤 학생은 작은 컵으로 비를 받는다. 같은 강의를 듣더라도 개개인이 얻어가는 양이 다른 것이다. 이를 고려해 부족한 학생은 복습을 시키거나 수업에 더 참여하게 한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교수와 학생이 서로 대화하는 것이다. 충북대에 있을 때 끊임없이 질문하던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그 학생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자연스레 대화가 이뤄졌고, 옆에 있는 다른 학생들도 함께 공부가 됐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계속 질문을 던지려고 노력한다. 적어도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다 보면, 대화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Q. 많은 학생이 지리교육과 지리학의 차이를 궁금해한다. 차이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며 지리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배우는 내용 자체는 비슷할 것이다. 다만 사범대 학생은 훗날 교사가 돼 본인이 직접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다. 그 때문에 같은 것을 배우더라도 이해만 하고 넘어가는 수준이 아니라, 직접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이해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이해 수준을 높여야 하기에 지리학과보다는 배우는 내용이 좀 더 간단하다. 

지리교육은 그 필요성이 남다르다. 교과 과정상 사회 과목에는 지리 외에 역사나 일반사회도 있다. 그런 과목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로로 배울 수 있지만, 지리는 학교에서 안 배우면 다음에 배울 기회가 없다. 그렇기에 지리교육은 학생 때 꼭 이뤄져야 한다. 한 명의 어엿한 시민이 되는 데 필요한 기초 소양이기 때문이다.

Q. 기후 연구에 큰 발자취를 남겼는데, 최근 미세먼지 문제의 원인을 진단한다면?

A. 최근 들어 미세먼지 문제가 크게 불거지고 있는데, 그 이유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계기가 있긴 있었을 것이다. 자동차의 지속적인 증가, 화력 발전소 건설, 인구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세먼지는 국외에서 오는 것과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이 있다. 국외에서 오는 것은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우리나라 미세먼지 문제의 주범으로 지적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무시할 수 없다. 자동차로 인해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하는데, 특히 디젤 차량은 다량의 미세먼지를 만든다. 디젤이 연소하면서 함께 발생한 여러 물질이 대기 성분과 만나 미세먼지가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정부도 인식하고 있으며, 디젤 차량을 줄이기 위해 노후화된 디젤 차량의 운행을 중지시키는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퇴임 소감을 묻는 말에 박병익 교수는 “시원섭섭하다”라고 답했다. 40년 동안 몸담았던 교직을 떠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다 떨어진다, 떠날 때가 됐다”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인 그는 “정년 후에 하고 싶은 것이 꽤 있었다. 다양한 가톨릭 교리에 대해 배워볼 것”이라고 정년 후 계획을 밝혔다.

사진: 박소윤 기자 evepark0044@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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