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정년을 맞이한 교수들의 회고와 후학에게 전하는 말

신종계 교수(조선해양공학과)
신종계 교수(조선해양공학과)

올해 정년을 맞이한 신종계 교수(조선해양공학과)의 연구실에 들어서자 책장 한 쪽에 놓인 상패가 눈에 띄었다. 신 교수는 세계 최초로 ‘엘머한 상’을 세 번 수상했다. 엘머한 상은 미국 조선학회에서 수여하는 설계생산 분야의 최고 논문상이다. 그는 2019년에 ‘모델 기반의 전산조선해석과 응용’에 관한 논문으로 엘머한 상을 받았으며, 2001년과 2014년에도 이 상을 수상했다.

Q. 학교에서 ‘조선해양 생산공학’ 교과목을 개발했다. 어떤 강의인가?

A. 공정 라인을 최적화함으로써 품질 좋은 선박을 최대한 빠르게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이다. 강의를 위해 직접 강의 노트를 만들어 교재로 사용했다. 당시 선박 건조 과정을 최적화하는 기법은 대한조선학회를 비롯한 몇몇 학회의 책자에 소개돼 있었으나, 이를 체계적으로 기술한 교재는 없었기 때문이다. 강의 노트는 각종 발간물, 연구 결과물, 조선소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매 학기 학생들의 의견과 강의 평가를 반영해 강의를 개선했다. 학기가 끝난 뒤 강의 노트와 강의에 만족한 수강생들이 내게 감사를 표했을뿐더러 ‘훌륭한 공대 교수상’을 받았다. 강의를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와 지식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교육상을 수상해 기쁘다.

Q. 은퇴 후의 계획은?

A. 학교 밖에서 우리나라 조선해양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4차 산업 시대에 발맞춰 한국형 스마트조선소를 기획하고 구축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현재 조선업이 위기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산학계가 협업하는 연구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 또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사장, 한국선급 기술위원회 위원장, 조선해양발전협의회장으로 계속 활동할 것 같다. 이 직책은 무보수 명예직에 가깝지만 내가 받아온 국비 유학 등의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마음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 그간의 강의와 연구를 체계화해 국내외로 보급할 준비도 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3~4년 전부터 조선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 동시에 조선업을 사양 산업이기에 더는 한국에서 필요한 산업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조선업은 여전히 중요한 산업이다. 조선업은 국가의 경제와 안보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LNG 선박 관련 기술은 독보적이어서,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공헌하는 조선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주기를 바란다.

취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신 교수는 지인들과 등산, 낚시, 골프 등을 즐기기는 하지만 남들에 비해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취미를 “조선공학, 곧 조선소에 다니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1973년에 서울대 조선공학과에 입학할 때부터 47년간 줄곧 조선업에 기여해왔다. 한국 조선업이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데에는 이 같은 신 교수의 노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사진: 윤희주 기자 yjfrog00@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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