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혼란 속 기숙사 이야기
코로나19 혼란 속 기숙사 이야기
  • 이다경 기자
  • 승인 2020.03.15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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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사 구성원이 함께 노력해야 할 때”

대구·경북 방문자 입주 금지 불가

유증상자는 격리동에서 관리

관리비 환불 아직 논의 필요해

입주자 자가진단 중요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관악학생생활관(관악사)이 분주하다. 새 학기를 맞아 기숙사에 입주하는 모습이 예년과는 달랐다. 개강이 미뤄지면서 이달 1, 2일로 예정된 공식 입주 일정이 이달 7, 8일로 변경됐다. 신규 입주자는 출입국 사실 증명서를 제출하고 코로나19 의심 증상 유무를 확인하는 입주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학신문 2020년 2월 24일 자)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즐거운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싶다는 김동언 씨(사회교육과·20)는 “기숙사에 새로 입주하면서 방역복을 입고 검사를 하는 모습을 처음 봤는데 조금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확진자가 대거 출몰한 대구·경북 지역 출신 학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임의로 이들의 관악사 입주를 금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정 지역 방문을 이유로 입주를 막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시행지침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에 관악사는 정규 입주일에 시행한 검진에서 경미한 증상이라도 발견된 모든 학생의 입주를 금지한 뒤 그들 중 14일 이내에 대구·경북 지역에 방문했거나, 신천지 교인을 만난 적이 있는 학생은 격리동으로 이동시켜 검사받도록 했다. 혹시 모를 지역사회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14일 이내에 대구·경북 지역에 방문한 적이 없고, 신천지 교인과 교류한 적이 없는 학생은 증상이 보이면 귀가하도록 했다.

이달 1일부터 유증상자와 중국인 유학생은 새로이 마련한 격리동에서 관리되고 있다. 지난달에 입국한 중국 유학생은 관악사 연구동(906동)에 격리돼 있었다. 이 중 14일의 격리 기간이 끝나지 않아 3월 1일에 새로운 격리동으로 이동한 학생은 총 14명이며 이들도 모두 음성판정을 받고 퇴거했다. 이후에 입국해 바로 보호 조치되고 있는 학생은 15명이다. 더불어 지난 7, 8일 국내 학생의 기숙사 신규입주 절차 중 유증상자 4명과 확진자 밀접 접촉자 3명이 발견되면서 국내 학생 총 7명이 격리동으로 이동했다. 이 중 밀접접촉자 2명과 유증상자 3명이 격리 해제돼 퇴거했다. 2020년 3월 12일 기준 현재 격리동에는 중국인 유학생 15명과 국내 코로나19 의심학생 2명이 머물고 있다.

격리된 학생 관리를 위해 관악사에서 2명, 본부에서 8명의 직원이 차출돼 격리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방호복과 마스크, 보안경, 장갑을 착용하고 24시간 상주하며, 자율보호 및 격리대상들의 체온을 하루에 2회씩 확인하고 도시락 배달 및 청소 업무를 한다. 방역 업무는 매일 전문 업체가 하지만 학생이 퇴거한 방은 직원이 직접 청소해야 한다. 배기탁 관악사 직원은 “현재 전체 기숙사 입주 예정 인원의 3분의 2 정도가 입주했으며 계속해서 들어올 입주자에 대해서도 계속 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격리동으로 사용하기 위해 학교 인근 30~40여 곳의 호텔, 모텔, 원룸에 임대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라며 “일부 기관에서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줘서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3월 비대면 강의 실시 방침으로 특별한 일정이 없는 기숙사생은 굳이 기숙사에 머물 이유가 없어지면서 기숙사 관리비 환불 문제가 불거졌다. 관악사에 관리비 환불 문제를 문의한 이승원 씨(윤리교육과·20)는 관악사 행정실로부터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는 답변밖에 받지 못했다. 이 씨는 “사생별로 입주 일자가 다르므로 관악사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8일에 입주한 사생과 31일에 입주한 사생이 똑같은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에 관악사 노유선 관장(생명과학부)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이달 말까지 분산 입주를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며, 환불 기준과 재정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노 관장은 “공식 입주일 연기로 6일간의 관리비를 환불하면서 1억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다”라며 “부가적인 관리비 환불을 하게 됐을 때 따르는 비용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아직은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학생과 학부모의 답답함을 이해한다”라며 관리비 환불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검진 대상 기숙사 입주생이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기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지만, 국내 확진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관악사 사생이 5,000명이 넘는 상황이기에 결코 안심할 수만은 없다. 이에 관악사는 이미 입주한 학생에 대한 관리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관악사 노유선 관장은 입주자를 대상으로 공지를 보내 철저한 자가 진단 및 보고와 개인위생을 당부한 상태다. 자가 진단에서 의심 증상이 조금이라도 확인되면 동 조교에게 알려 빠르게 조치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노 관장은 “기관 차원에서 열심히 노력 중이지만 서울대 식구들이 다 같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라며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적극적 협조를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외에도 관악사 자치회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사항들을 파악하고 SNS를 통해 공유 중”이라며 “위급한 사태가 벌어질 경우 사생의 안전을 위해 빠르게 대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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