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부생의 삶의 질 조사」 발간

삶과 대학 생활에 대체로 만족

가장 선호하는 진로는 기업체

응답자 1/3이 건강관리 못해

차별 피해 목격 많아

「서울대 학부생의 삶의 질 조사」 보고서(보고서)가 지난달 발간됐다. 해당 연구는 학부생의 삶의 질을 통합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으며, 지난해 11월 약 2주간 이메일을 보내 온라인으로 △대학생활 전반 △학업과 다양한 경험 △몸과 마음의 건강 △서울대 내 문화와 인식에 대한 학부생의 만족도와 생각을 물었다. 연구에는 △국제협력본부 △관악학생생활관 △다양성위원회 △대학생활문화원 △인권센터 다섯 개 기관(연구팀)이 참여했다. 설문조사의 총 응답자는 4,483명으로, 보고서는 학부생 중 약 22%가 설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다양성보고서 2018』이 발표한 학부생 수 20,403명 기준)

고학년 학생과 외국인 학생, 만족도 낮아

서울대 학부생 대다수는 자신의 삶과 대학 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학부생 삶의 만족도와 대학 생활 만족도의 평균은 35점 만점에 각각 약 23.9점과 약 23.0점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와 대학 생활의 만족도 모두 학년이 올라갈수록 감소세를 보였으며, 내국인 학생에 비해 외국인 학생의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 외국인 학생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21.4점으로 내국인 학생보다 2.5점이 낮았으며, 대학 생활 만족도는 18.8점으로 내국인 학생보다 4.4점이 낮았다. 연구팀에서는 “외국인 학생의 대학 생활 전반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졸업 앞두고 일반대학원 진학 주춤

학생들은 △기업체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 △해외대학원 순으로 자신의 희망 진로를 꼽았다. 약 40%의 학생이 국내외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0~1학기를 이수한 학생과 8학기 이상을 초과 이수한 학생들이 희망하는 진로를 비교했을 때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직업 선택에 임박할수록 공무원 임용이나 일반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줄어들고, 기업체 취업이나 전문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증가한 것이다. 연구팀은 “서울대가 연구중심대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부생이 일반대학원에 진학하도록 유인 정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학생들, 건강한가요?

이번 연구는 학생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도 주목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하루 약 7시간의 수면을 취하며, 평일 하루 중 약 6시간을 학교 강의와 강의 관련 공부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한 학생들의 1/3 정도가 건강관리 정도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밝혔으며, 탈진됐다고 느끼는 학생은 40%에 달해 서울대 학생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면, 식사, 운동 등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31.2%가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했다. 아울러 ‘탈진됐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39.9%가, ‘우울 증세로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거나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12.4%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건강을 수치화한 결과에 따르면 학부생 평균은 25점 만점 중 17.0점으로 나타났으며, 미대 학생의 평균 점수가 14.4점으로 단과대 중 가장 낮았다. 외국인 학생의 건강 상태 평균은 14.1점으로 내국인 학생의 평균이 17.0점인 것과 비교해 낮은 수치였다.

차별 목격 경험 많아

타인이 차별받는 상황을 목격한 학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27.0%가 무시나 차별을 가끔, 자주 또는 일상적으로 목격했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11.4%가 무시나 차별을 가끔, 자주 또는 일상적으로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자신이 타인을 차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3%로 나타났다. 외국인 학생은 내국인 학생보다 차별을 목격하거나 경험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여학생과 남학생의 응답을 비교하면 여학생의 차별 경험 및 목격 사례가 남학생보다 많았다.

학생들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요구사항으로 △절대평가 확대 △장학금 및 생활비 지원 △교내·외 교통 문제 개선 등의 의견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학교의 단기적인 과제로 △교통, 주거 문제 해결 △장학금 및 생활비 지원 △학생들의 건강관리 및 고민 상담 △외국인 학생 지원 확대를 꼽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학교가 △절대평가 확대와 학부 교육 방향 전환 △다양성 및 인권 증진 등에 힘쓸 것을 촉구했다. 연구책임자인 홍기선 교수(영어영문학과)는 “학내 다섯 기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학부생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라며 “기관 차원에서 이번 조사 결과가 학교 정책에 반영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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