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 이복형 팀장(행정지원팀)
중앙도서관 이복형 팀장(행정지원팀)

2005년 4월 1일. 28세.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15년이 흘러 43세가 됐습니다. 모든 인생에 공과(功過)가 있겠지만 지난 15년 직장 생활을 반추해보면 공보다는 과가 먼저 떠오릅니다. 그때 윗분에게 좀 더 잘할걸, 그때 좀 더 동료를 배려할걸, 그때 내가 업무를 좀 더 맡을걸 등. 지난날을 돌이켜 볼 때 후회스러운 일들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자신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직원 후배들에게 다섯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첫째, 인사를 잘하자. 인사는 천고의 진리를 넘어 만고(萬古)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 인사는 인간의 행위 중 가장 적은 노력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가장 가성비 높은 예의범절입니다. 혹여 부끄러운 마음이나 저분이 나를 알까 하는 의구심에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안면이 있으면 인사를 드리십시오. 이왕 하는 거 덤으로 밝은 미소와 함께.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둘째, 일을 잘한다는 평판을 얻자. 직장은 기본적으로 업무 성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는 곳입니다. 직장 내에서는 승진, 포상, 성과급 등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좋은 평판을 얻어야 남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좋은 평판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평판은 내가 발령받은 부서에서 완성도 있게 업무를 수행할 때 상사나 동료들의 찬사가 조금씩 쌓이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근무시간에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개선 사항을 고민하고 업무를 다시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십시오. 이는 좋은 평판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셋째, 손해 보는 듯 직장 생활을 하자. 이 말씀은 저의 장인어른께서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저에게 해주신 말씀입니다. 네가 고단해도 좀 더 움직이고, 작은 것이라도 서로 나누고, 먼저 계산하고, 양보해라.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33년의 직장 생활을 마치신 장인어른은 퇴직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직장 동료와 후배들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회초년생인 저에게 배려와 헌신이라는 직장 생활의 정수를 알려주신 것이었습니다. 

넷째, 부서 내 ‘피스메이커’가 되자. 어떤 직원은 가는 부서마다 하하 호호 웃음꽃이 피고, 팀원들이 화합하고 협업해서, 하는 일마다 좋은 성과가 나옵니다. 어떤 직원은 가는 부서마다 적막이 흐르고, 팀원 간 불평과 비협조로 하는 일마다 성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현재 나는 부서 내 어떤 직원인가요? 피스메이커? 아니면 트러블메이커? 직장에서 일보다 대인관계가 더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남 탓만 하지 말고 가끔 내가 현재 부서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기성찰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 다섯째. 감사한 마음을 갖자. 2019년 사범대 종무식 때 저의 키워드는 ‘오(五)! 감사’였습니다. 사범대는 종무식 때 참석 전원이 돌아가면서 소회를 이야기합니다. 저는 직원들을 항상 인격적으로 배려해주시는 학장님과 부학장님께, 실장을 잘 따라주고 맡은 업무는 책임감을 가지고 수행해주는 직원들에게, 교육 현장의 최일선에서 교수님과 학생을 지원하는 조교들에게, 우리의 안전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시설관리직 선생님들께, 마지막으로 건강하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게 내 ․ 외조를 해주는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직장 생활을 해보십시오. 행정 업무가 의미 있게 다가오고 삶의 행복도도 높아질 것입니다.

누군가 제게 이 다섯 가지를 잘 실천했냐고 물으면, 전적으로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말하진 못하겠습니다. 저 또한 부족한 부분도 시행착오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후배들은 제 이야기를 타산지석 삼아 좀 더 즐겁고 보람차게 직장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