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되면서 비대면 강의는 어느덧 5주째로 접어들었다.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학내 구성원은 저마다 최선을 다하며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지만, 4월 초 교무처가 비대면 강의를 무기한 연장하면서 내놓은 학사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성적 평가 방식에 관해 절대평가를 권고하고, 중간고사의 시기와 방법은 교수자에 재량에 맡기면서도 학기말 고사는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권고에 대해 학생과 교수자 모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교수자는 온라인 강의 진행과 관련해 성적 평가 방식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맡게 됐다. 전례 없는 상황을 마주한 교수자에게 정작 본부는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성적 평가 방식에 대해 서강대·연세대·중앙대 등의 일부 대학은 2020학년도 1학기에 열린 모든 수업에 대해 ‘절대평가’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개별 학생을 상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교수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다. 그러나 본부는 절대평가 실시를 권고할 뿐 나머지는 교수자의 재량에 따르도록 조치했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혼란과 불만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면서 학생들은 ‘온라인 시험’으로 성적을 평가하는 방식의 공정성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부정행위의 가능성 때문에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의 윤리에만 평가를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것이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네트워크 문제로 수업을 듣지 못하거나 심지어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며 하소연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에 본부는 빠르게 방향성을 정하고 이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 학생과 교수자에게 제공하며 이를 충분히 홍보해야 했다. 절대평가 방식을 권고했지만, 개별 강의의 성적 평가 방식은 교수자의 재량에 맡긴다는 사실을 빠르게 알기 어려웠다. 학내 구성원은 이런 위기를 어떻게든 잘 헤쳐나가겠지만, 이 과정에서 본부가 해야할 일에 충실했는가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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