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 기자로부터 기고 요청을 받았을 때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필자 역시 이제는 어쩌면 일상화돼 놀랍지도 않은 대학 언론의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읽지 않는 독자’에 속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요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대학 언론이 흥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기획 기사인 ‘포스트 진실 시대 언론, 미래를 찾아서’와 ‘당신의 삶은 인스타그래머블 하신가요’가 눈길을 끌었다.

활자 매체보다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이미지와 영상 매체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정적인 종이 신문보다는 역동적인 공간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접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학내 소식을 접하고 토론하는 주요 통로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전과 달리 많은 학생이 ‘에브리타임’과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 등을 통해 최근의 학내 소식을 접한다. 그럼에도 『대학신문』이 가지는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선 두 매체와 달리 『대학신문』은 소문과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논란성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취재와 검토 작업을 통해 보다 더 심도 있고 정확성 높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소위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지금, 어쩌면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진실한 언론으로서의 자세는 앞으로 『대학신문』이 잊지 말아야 할 자세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4차 산업시대가 화두인 요즘 『대학신문』도 그에 걸맞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면 어떨까? 종이 매체의 단점으로 보통 속도가 느리고 독자와 필자 간 상호소통이 어렵다는 점을 꼽는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오히려 이러한 단점을 최소화하고 『대학신문』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상을 사는 지금 모바일 접근성을 높여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기사 말미에 QR코드를 삽입해 독자에 다가가는 방법이 있다. 이를 통해 이번 호 중점 및 인기 기사를 파악하고 수요가 있는 경우 후속 기사를 작성해본다거나 유튜브 등을 활용해 이슈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학신문』의 주 독자층인 학생이 접근하기 좋은 멀티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종이 매체임에도 인터넷 중심 매체 못지않은 쌍방향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초유의 온라인 강의 상황이 지속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도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가 독려되기에 대학신문의 정보 전달력에도 독자가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학업 및 취업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학생들이 시간을 쪼개 매번 기삿거리를 찾고 작성해 나가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때문에 점점 더 바빠지고 파편화된 현대사회에서 대학 언론의 위기라는 난제를 『대학신문』이 해결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대학이라는 공간을 향유한 학내 구성원 모두가 대학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참여의 권리, 일명 ‘대학에 대한 권리’(Rights to the University)의 추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사실 『대학신문』의 위기와 미래는 이미 많이 다룬 식상한 주제일 수 있다. 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하지 않나. 어쩌면 진부한 이야기의 반복일 수 있지만, 현재 마주한 위기를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소중한 지면을 빌어 다시금 상기시키는 것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머지않은 미래에 많은 학내 구성원이 “혹시 이번 호 『대학신문』에 OO기사 봤어?”라는 이야기꽃을 피우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석 실무관

국제협력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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