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 원가영 기자
사진부 원가영 기자

사건 일지 1. 영화사에 질문할 사항이 있어 휴대전화를 꺼내는 기자, 홈페이지에 명시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다. 받지 않는다. 기자는 두 시간 뒤 다시 전화를 건다. 이번에는 전화를 받았지만 "지금 담당자님이 안 계셔서 전화번호 남겨두시면 연락드리라고 할게요”라고 말한다. 기자는 본인의 전화번호와 문의 사항을 남긴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은 오지 않는다. 기자는 다시 전화를 건다. “저 지난번에 문의 남겼었는데요, 담당자님 계시나요?” 전화 받은 사람은 말한다. “담당자님 오늘 안 계시는데, 다시 메모 남기실래요?” 기자는 또다시 전화번호와 문의 내용을 남긴다. 기자는 동일한 전화번호로 총 8번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담당자는 항상 자리에 없었고, 기자의 질문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사건 일지 2. 또다시 질문할 사항이 생긴 기자. 한 기관의 담당 부서가 A임을 확인하고 A로 전화를 건다. “…라는 주제에 대해 여쭤볼 사항이 있어서 전화드렸습니다,” A 부서 담당자는 말한다. “저희 부서에서 담당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B 부서에서 하는 것 같습니다. 연결해드릴게요.” 기자는 연결받은 B 부서 담당자에게 질문 내용을 다시 설명한다. B 부서 담당자는 말한다. “저희 부서는 …를 담당하지 않습니다. 아마 C 부서 담당일 거라고 생각되는데, 연결해드릴게요.” 기자는 전화를 받은 C 부서 담당자에게 다시 질문한다. C 부서 담당자는 말한다. “그 부분은 A 부서 담당이에요! 연결해드릴까요?” 기자는 연결해달라고 대답하지 못한 채 전화를 끊는다.

그동안 썼던 기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인터뷰이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은 정말 익숙하지 않았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인터뷰이를 찾는 과정이었다. 어떤 주제로 기사를 쓸 건지를 구체화하는 과정도 힘들지만, 그에 맞는 인터뷰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연락한 사람들에게 모두 긍정의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사건 일지처럼 계속 빙글빙글 돌기만 한 경우도 많았고, 정중하게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 저의 전공 분야가 아니라 해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고 거절하시는 경우는 더 많았다. 도대체 이 분야의 담당자는, 이 기술의 전문가는 누구일까. 매번 의문을 가지기도 하고, 그냥 대답해주기 귀찮아서 일부러 회피하나 의심도 해봤다. 이런 일이 반복될 때는 기사 자체를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도 창밖의 하늘을 멍하게 바라본 후 머릿속에서 도망간 정신을 잡아 와 다시 연락할 상대를 찾았다.

그리고 어떻게 하다 보니 기획 기사를 완성했다. 준비하고 쓰는 동안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자부했는데, 완성하고 나니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다. 더 많은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좋았을까, 조금 더 열심히 찾아보고 알아봤다면 유의미한 질문을 더 할 수 있었을까. 사진기자라 혼자 취재해 기사를 쓰는 경험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에 글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임기 마지막으로 사진과 글 모두 쓰는 마지막 기사를 완성했다는 점은 만족스럽다. 이제 『대학신문』의 사진 담당 기자로서는 퇴임하고, 독자로 남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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