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코로나19, 변경된 학사일정 두고 여러 반응 보여

지난 8일(금) 마이스누에 ‘기말시험 안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학기말고사 시행 및 실험·실습·실기 과목의 제한적 대면 수업 전환 관련 안내 사항이 공지됐다. 지난 6일부터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확인되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지만, 학사일정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 단과대는 본부에서 발표한 제한적 대면 수업 허용 및 대면 학기말고사 권고 방침은 그대로 수용하되 대면 수업에 관해서는 조금씩 다른 지침을 내리고 있다. 

학기말고사 일정은 다음 달 초부터 종강 때까지로 전공과 교양을 나눠 실시 시기를 달리하며, 대상 강좌는 이론 강좌를 포함한 1학기 개설 교과목 전체다. 본부는 다음 달 1일부터 10일까지 전공 교과목의 학기말고사를 치를 것을 권고했으며, 공식 종강일인 다음달 19일보다 시험 날짜가 다소 이르기에 필요하면 주 2회 이상 온라인 수업과 집중 수업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교양 교과목은 전공 교과목의 학기말고사 직후인 11일부터 종강 시까지로 실시 기한이 권고됐다.기초교육원 교양 강좌의 경우 학기말고사 일자를 주말로 설정하면서 수학 교양은 13일, 글쓰기 교양은 20일로 시험 일자를 겹치지 않게 지정해 등교하는 학생이 몰리지 않도록 시험 시기를 분산했다. 아울러 학기말고사 시행이 원칙이지만 이를 대체 과제로 전환하는 조치 역시 허용되기에 교수자와 학생 간에 성적 평가 방식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대학신문』 2020년 4월 20일 자)

대형 강의의 대면 학기말고사의 경우 많은 학생이 한 장소에 모이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강 정원이 120명을 넘는 대형 강의를 듣는 권동훈 씨(사회학과·18)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고 있는 상황에서 n차 감염에 대한 두려움도 커져 대형 강의의 학기말고사를 대면으로 치르는 것은 불안하다”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제를 쓴다고 해도 감염의 위험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에 학사과 관계자는 “강의실 내 학생 간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질 수 없을 만큼 수강 인원이 많은 대형 강의는 인원을 나눠 동시에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문화관(73동) 중강당이나 중앙도서관 관정관 양두석홀과 같이 수용 규모가 큰 장소를 대형 강의에 대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무처 발표에 따르면 실험·실습·실기 과목은 지난 6일(수)부터 제한적이고 단계적으로 대면 수업 시행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실험·실습·실기 과목을 실시하는 의학 계열과 음대의 경우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킨다는 전제하에서만 대면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대는 지난 13일 본과 3, 4학년의 임상 실습을 전면 중단하고 대학 및 병원 집행부 간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의대 김지현 학생회장(의학과·19)은 “의대는 지난 14일부터 임상 실습을 재개하되 모든 의대 학생의 해외여행을 금지하고 이태원 집단감염 6개 업소를 방문한 학생은 실습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또한 음대는 지난 12일 학장단 회의를 통해 제한적 대면 수업과 관련해 △전공 실기 등 대면 수업이 있는 날만 등교 △주중 지정된 시간 외 음대 내 모든 시설 출입 금지 △수강생과 지도교수의 협의로 비대면 수업 가능 △주말 방문 시 학과사무실에 출입 사유, 시간, 장소와 명단 제출 등 네 가지 지침을 정했다. 

마찬가지로 실험·실습·실기 과목을 실시하는 미대와 사범대는 아직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 않았다. 미대 하규원 학생회장(조소과·17)은 “현재 부분 대면으로 전환된 강의도 있으나 대면과 비대면 참여를 모두 출석으로 인정해 학생이 자율적으로 택하게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학장단이 전면 비대면 수업 전환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1학기에 교생실습이 예정돼 있던 사범대도 이전에 초등 교생 취소 및 2주 단축을 결정한 이후로 아직 새롭게 공지를 내리지 않았다. 2020 사범대대표자연석회의 황호건 의장(역사교육과·18)은 “다만 고등학교 개학이 이뤄지는 오는 25일부터 교생실습을 나가는 학생에게 단과대 차원에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실험·실습·실기 과목의 대면 수업 전환과 학사일정 변경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상이하다. 엄성현 씨(사회학과·19)는 “대면 수업 전환이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정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라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합의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실습 시간을 충족하지 못하면 진급할 수 없는 구조에 있는 단과대의 학생들은 원래의 학사일정에 맞게 실습 수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서연 씨(간호학과·19)는 최근 코로나 사태가 서울에서 더 심각해진 것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간호대에서 실습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인 것에 더불어 이론 수업만을 통해서 충분히 학습할 수 없기에 실습 수업을 지속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슬기 씨(기악과·19) 역시 “음대의 일대일 레슨의 경우 영상통화로 진행했지만 통신 상태가 좋지 않았고, 동영상으로는 배우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며 비대면 수업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대면 학기말고사와 관련해서는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론 수업 위주의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주성진 씨(영어영문학과·19)는 “시험 한 번 보려고 긴 시간을 들여 지방에서 올라와야 하는 학생도 있다”라며 “대면 학기말고사를 본다고 해도 학내 모든 시설을 폐쇄하고 시험을 위한 장소만 개방하지 않는 이상 전염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한편 코로나 확산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7일부터 하계 계절학기 수강신청이 진행돼 계절학기 수업의 대면 여부가 주목된다. 학사과 관계자는 “계절학기의 경우 대면 수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계절학기 수업의 비대면 강의 여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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