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대학의 자세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대학의 자세
  • 대학신문
  • 승인 2020.05.1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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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직원(교수학습개발센터)
김진호 직원(교수학습개발센터)

생명력이 한껏 움트는 계절 봄, 대학도 마찬가지로 새 출발을 하는 신입생들과 새 학기를 맞이하는 학내 구성원들로 바쁘게 돌아가야 하는 시기여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활기차야 할 시기에 우리는 모두 몸을 한껏 움츠리고 경계하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바이러스의 발병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전 세계에서 있었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겪어왔었던 일이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에 없이 치명적이고 강력한 바이러스를 처음 경험해 보는 지금,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서 기존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 자체를 모두 바꿔야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온라인 기반의 교육이 꾸준히 발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온라인 교육은 기존의 강의식·면대면 교육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고, 학문의 특성상 온라인 교육을 활용하기 어려운 강의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처음 겪어 보는 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에 대학 또한 미리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기존의 면대면 강의를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하는 쉽지 않은 일들을 해내고 있다. 

서울대 역시 개강이 미뤄지면서 기존의 면대면 강의 대신 3월 중순부터 온라인 강의를 시행했고, 각 부처와 기관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교수학습개발센터의 경우에는 크게 3가지를 지원한다. 첫 번째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자들을 위해 콜센터를 운영해 ZOOM을 활용한 화상 강의, PPT를 활용한 강의 녹화, 강의실 예약 및 대여, eTL에 관한 문의에 응대하고 있다. 두 번째로 강의를 직접 촬영해 온라인 강의를 하고자 하는 교수자들을 위해 교수학습개발센터 강의실에서 수업을 촬영하고 영상 편집과 eTL 업로드까지 지원하고 있다. 3~4월 동안 콜센터는 약 1,100건에 응대했고, 약 220건의 촬영을 지원했다. 온라인 강의가 한 학기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5월까지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세 번째로는 온라인 강의를 처음 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교수자들을 위해 ZOOM 사용법, 온라인 활용 수업 운영 방안 등에 관한 워크숍을 16회 실시하고, 참석하지 못한 교원들에게 온라인으로 워크숍 동영상과 강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워크숍 운영 시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고 제한된 인원으로 넓은 강의실에서 간격을 두고 강의를 제공했다. 

단기적인 지원 외에도 추후 비슷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비대면 강좌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전국 대학교육개발센터협의회 회원교의 비대면 강좌 운영에 대한 현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비대면 강좌의 효과적 운영을 위한 지원 사업에 관해 서울대 교원이 참가하는 내부연구 또한 진행하고 있다. 

이런 대처에도 불구하고 급작스럽게 진행된 전면 온라인 강의로는 대학이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들의 요구를 다 채워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더 큰 걱정은 이번 사태를 잘 넘긴다고 해도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추후에 또 다른 바이러스의 발병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에서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삼아 체계적으로 바이러스 발병에 대처하는 교육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참고할 만한 대학으로 싱가포르국립대를 들 수 있는데,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2003년 사스 발병으로 일주일 동안 싱가포르에 있는 전체 학교를 폐쇄한 경험이 있다. 싱가포르국립대는 2003년 사스 발병을 겪은 후 매년 일주일 동안 이러닝(e-Learning) 주간을 시행한다. 2008년 사회과학대학에서 처음 실행했는데, 자발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려는 교수들을 모집해 교수들에게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관련 IT 기술 등을 제공하고, 이 시범 사업을 위해 6주간의 준비 기간을 줬다. 이에 1,400명의 학생과 30명의 교수가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일주일 동안 모든 과목을 온라인으로 강의해 호평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의대를 제외한 모든 교수진과 학생들이 이러닝 주간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학 차원에서 IT 인프라의 안정성과 소프트웨어 라이센스를 확보하고, 이러닝 주간 웹사이트를 개설해 교수진이 사용해야 하는 정보와 관련 이용자 가이드 등의 세부 사항을 제공하며, 담당 직원을 배치해서 교수들의 온라인 강의 질의 사항과 학생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았다. 또한 교수진들과 학과를 대상으로 관련 세미나를 진행했고,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을 위해 캠퍼스 내 컴퓨터실의 개방 시간을 확대했다.

우리가 매년 실시하는 민방위의 날 훈련 같은 예방 연습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그 한 번의 실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늘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이제는 대학에서도 바이러스 발병을 대비해 정기적으로 온라인 교육환경을 연습하고 준비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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