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체육교육과 석사과정)
김현준(체육교육과 석사과정)

2020년이 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아직 봄은 오지 않은 듯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는 공포에 떨고 있고,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470만여 명, 국내 누적 확진자는 11,00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정세로 스포츠 시설, 문화 시설의 임시 휴업은 물론이고 학교의 개학, 개강을 연기하는 등 전 세계는 정지 상태다. 그중 대한민국은 코로나19에 잘 대응한 나라 중 하나라고 평가받고 있다.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전 세계 최초로 도입해 진료에 활용했고, 확진자의 역학조사를 통해 이동 경로를 파악해 동선 접촉을 최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관계자의 밤낮없는 노력과 희생으로 코로나19의 피해를 축소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관계자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범적인 방역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불안과 걱정에 떨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4월 경기연구원이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라고 응답한 응답자는 45.7%, ‘매우 불안하거나 우울하다’라고 응답한 응답자는 1.8%로 나타났다. 즉, 47.5%의 국민이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감을 나타내는 색깔인 파란색(Blue)을 합친 말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부활동 자제, 감염에 대한 불안 등으로 인해 나타난 우울감을 말한다. 이처럼 현대사회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공포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민들은 이러한 우울감,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활동 자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생활 제약으로 인해 이를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떠오르는 대안 중 하나가 스포츠 미디어다. 스포츠 미디어는 외부활동 자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이다. 경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긴장감과 서스펜스는 다른 미디어 콘텐츠에서보다 더욱 우울감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포츠 미디어가 우울, 스트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2020년 3월, 개막해야 하는 국내 프로리그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정상 개막하지 못했고 5월이 돼서야 국내 프로리그가 무관중 개막을 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미디어를 통해 스포츠를 관람할 수 있게 됐고,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가 생겨났다. 스포츠 미디어 시청에 대한 열망을 반영하듯 국내 프로야구 개막전에서는 평균 시청자 수가 네이버 플랫폼 기준 2019년 34만 3,291명에서 2020년 149만 3,483명으로 증가했다. 이 4.35배가량 증가한 수치는, 외부활동 자제로 인한 다른 여가활동의 제약과 스트레스 및 우울감 해소 욕구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국내 프로스포츠에 관한 관심은 전 세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프로야구(KBO)의 경우, 야구 종주국 미국의 스포츠전문 채널인 ‘ESPN’과 일본의 유무선 플랫폼 ‘SPOZONE’ 등이 중계권을 구매해 중계할 만큼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한국프로축구(K리그)의 경우 37개국에 중계권을 판매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아직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프로리그 개막을 하지 못하는 나라의 국민들이 외부활동 자제에 대한 우울과 야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대체 스포츠 콘텐츠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세계인들은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와중에도 이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맞게 K스포츠는 국내 팬뿐 아니라 해외 팬들에게도 초점을 맞춰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과 스트레스 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 잠시 주춤했던 K스포츠의 발전을 이 위기를 기회 삼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한창 봄을 느끼고 여름을 맞아 활동적인 시기여야 할 지금, 코로나로 인해 때아닌 고생을 모두가 치르고 있다. 방역 성공 모범사례로 꼽힌 K방역이 전 세계에 수출돼 도움이 되는 것처럼, K스포츠 또한 전 세계에 수출돼 세계인들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달래줄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