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대학신문』 2005호의 8면은 ‘사라짐’을 담고 있다. 늘 북적거리던 건물 복도와 자하연에서 사라진 사람들, 친구들과의 수다가 넘쳐야 할 기숙사 식당에서 사라진 대화 소리, 그리고 대신 우리 곁에 남은, ‘임시 폐쇄’를 선언하는 표지판과 ‘무증상’을 증명하는 일회용 팔찌. 

이번 신문을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한다면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주목”이라 할 것이다. 13면 ‘마로니에’ 코너에서 간송 미술관의 불상 경매 소식을 다루며 잊히거나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듯 말이다. 새로운 소식을 가득 담은 『대학신문』이 곳곳에 쌓여 있던 월요일은 몇 달째 사라진 상태다. 종이로 된 『대학신문』과 함께 우리 곁에서 사라진 것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일자리의 위태로움에는 학교도 예외가 되지 못했다. 1면과 4면은 ‘생협, 호암 휴직 권고로 노동자 불만’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학내 근로자들과 학교 측의 입장을 균형 있게 담고 있다. 학교에서 일할 수 있는 날이 사라지고, 그에 따라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몇몇 직원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안타까운 상황, 그리고 유급 휴직과 무기계약직 문제에 대한 학교와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의 엇갈린 주장이 담겨있다. 기사를 읽으며, 학교는 비대면 수업으로 고민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뿐 아니라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내고 있는 수많은 사람의 공동체임을 다시 깨닫게 된다. 

사라진 학생회의 자리는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 ‘학생사회 위기 극복을 위해 구성원 전체가 노력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은 학생들과 본부 간의 소통 창구, 그리고 학내 이슈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학생사회가 사라졌음을 지적하고 있다. 빈자리를 채워야 하지만, 여전히 ‘돈 문제’는 남아있다. 2면의 ‘선거공영제 확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사는 총학생회(총학)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기 어렵게 만드는 막대한 선거 운동 비용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인 선거공영제 확대를 다룬다. 제도 분석, “한 학기 내내 과외로 돈을 벌어가며” 선거를 준비한 전직 후보들의 목소리, 그리고 주요 쟁점에 대한 설명으로 풍부한 기사다. 문제점에 대한 단순한 분석을 넘어서, 선거 운동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총학 차원의 홍보 활동 지원과 같은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한 점이 흥미롭다.

12면 ‘칼럼버스’가 지적한 것과 같이, 우리는 사람들 사이의 개인적 거리가 사라진 ‘비대면의 시대’를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 속에는 밤중 취하지 않은 채 편의점에 머무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남아 있다.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담아낸 책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친절함’도 남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취재수첩’과 ‘맥박’에서 알 수 있듯, 밤을 새우며 진실을 전달하고자 하는 기자들의 사명감, 늘 절실한 곳을 향하고자 하는 기자들의 시선이 남아 있다. 앞으로도 『대학신문』이 우리 곁에 사라진 것들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사라지지 않는 창구’로 남아 있기를 독자로서 기대한다.

 

하진성 

철학과·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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