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야생을 산다』(에드워드 윌슨 저, 바다) 발간

  • 1975년 에드워드 윌슨 교수(하버드대)는 그의 저서 『사회생물학』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유전자 결정론을 주장해 사회생물학적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유전공학이 발전하고 인간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회생물학적 논쟁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최근 번역된 그의 저서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In Search of Nature)』는 이러한 논쟁을 한층 더 발전시킨 것이다.

    40년 넘게 동물과 인간의 생태를 연구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사례를 에세이 형식으로 서술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윌슨 교수는 자연과 인간의 본성이 한데 엉켜있다는 가정 하에서 뱀, 개미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 본 적도 없는 뱀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 인간, 학습이 아닌 본능으로 복잡한 사회조직을 구성하는 개미 등의 예시를 통해 저자는 유전자가 생물의 행동 양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생물다양성 감소되면
    물질적 풍요로움도 사라질 것

    한편, 저자는 사회생물학적 논쟁 외에도 생물다양성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오늘날 매년 3만 여종의 생물종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에 비해 약 1천 배의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면 인류가 누렸던 물질적 풍요로움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 그는 생명과 환경 윤리를 강조하며 “인류가 아닌 생물종들도 생존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유전자 결정론자로 알려져 온 윌슨 교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예전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유전자는 가능성과 확률로 이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유전자가 명령하는 것은 특정 행동이 아니라 어떤 행동으로 발전될 수 있는 가능성이며, 무엇보다도 다양하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특정 행동이 발달하는 성향이다”라고 말한다. 윌슨 교수의 제자인 역자 최재천 교수(생명과학부)는 “본래 유전자 결정론은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다”며 “열린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을 때 지금까지 잘못 알려졌던 유전자 결정론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결정론과 문화 결정론
    화합하는 과정 보여줘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는 “유전자 결정론과 문화 결정론이 화합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인간 본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자연과학, 인문학, 사회과학 등 모든 학문의 지식이 통합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회생물학적 논의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이 책의 공동 역자인 김길원 연구원(생명과학부)은 “생명에 대해서 학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이 책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해 새로운 철학적 접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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