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학생들은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3월 본부가 이번 학기 수업을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할 것을 공지한 이후, 실기와 실습을 포함한 일부 수업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수업이 ZOOM을 통한 실시간 화상 강의 또는 동영상 강의로 진행됐다. 때때로 일부 수업에서는 정규 수업 및 보강 수업을 과제로 대체하기도 했다.

여느 때와 같이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보강 과제를 작성하는 중 보게 된 카드 뉴스는 한 가지 물음을 떠올리게 했다. ‘2020 상반기 등록금 반환 소송인단’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공지. 이 공지글과 카드 뉴스를 보며 다음과 같은 물음이 머릿속을 스쳤다. ‘몇백만 원을 웃도는 우리의 등록금은 과연 제값을 했을까?’

7~8년 전은 돼 보이는 수업 영상을 재탕하는 수업, 터무니없는 과제를 던지고 피드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수업, 기말고사 한 번으로 성적을 결정하는 수업 등 부실한 수업은 우리가 이번 학기 내야 했던 ‘등록금’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이번 학기 온라인 수업의 질적 하락으로 침해된 학생들의 학습권은 단지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이라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이 이해하고 감수해야만 하는가?

우리가 내는 등록금에는 단순히 강의를 수강하는 비용만 포함된 것이 아니다. 도서관, 강의실, 체육관 등 학내 시설을 이용하는 비용 역시 포함된다. 그러나 이번 학기에는 강의실은 물론 과방, 동아리방의 폐쇄로 일부 학내 시설을 사용할 수 없었고, 학교 도서관과 체육 시설 등 역시 사용이 제한됐다. 지방에서 비대면 강의를 수강하고 있던 학생들은 이마저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학생들이 등록금을 기존과 동일하게 내는 것은 불합리해 보인다.

대학생들의 등록금 일부 반환 요구에 교육부는 ‘개별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개별 대학 총장들은 등록금 반환에 대해서 “방역과 온라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 재정이 필요하다”라는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서울대 역시 본부에서 등록금 반환에 대한 논의와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서울대 본부는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해 지체 없이 검토와 논의를 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 속 학교가 제공한 수업과 학내 시설의 이용 수준은 학생이 등록금을 온전히 내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수준이었다. 학생이 없으면 대학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의 존재 이유인 학생들이 국가적 재난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본부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함이 마땅하다. 본부가 학생들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적절한 수준의 등록금 반환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이번 학기 우리 등록금은 제값을 하지 않았다.

신호진

사회교육과·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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