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맥 지음, 이응과 리을, 1만원

박문맥, 이응, 반아나 등 허구의 인물들을 작가로 내세워 저자의 삶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집이다.

한 남성과 8명의 여성의 만남, 헤어짐을 다룬 「일기숙제 속의 ‘8과 1/2’-여덟사람의 여자」, 이혼녀인 주인공이 독일에 사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가는 여정을 그린 「어느 방문객의 유쾌한 실종 또는 방문맥의 뜻밖의 출현-거울 속의 자화상 소설」, 그리고 수기 형식을 통해 사랑했던 여자와 딸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미로에는 텍스트가 있다-나의 분신 나하나 또는 바나나의 껍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일기, 여행 소설, 로드무비, 격자 소설 등 다양한 기법을 시도하며 내용을 전개해간다. 또, 단순히 글로만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시, 만화, 비평, 사진, 그리고 실험예술 등을 뒤섞어 형식에 대한 실험을 시도한 것이 돋보인다.

『제3의 텍스트』를 통해 정신분석학적 글쓰기를 시도했던 저자는 “실험적인 작품인 만큼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보다는 독자들의 주체적인 감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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